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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양 Sep 15. 2018

하늘이 열 일 할 땐 산굼부리에 가자

너굴양 제주일기

태풍 솔릭이 지나가고 일주일, 

제주 하늘은 어느때 보다 맑았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동동


선선한 바람까지 불기 시작하면

일에 바쁜 우리도 마음이 두근거린다.

어떻게든 짬을 내어 떠나고 싶어진다.


십수년만에 산굼부리에 가고 싶어졌다.

최근에 읽은 <문경수의 제주과학탐험>을 읽고

제주 지질과 생태에 관심이 생겨서 그런지

흔히 보고 들었던 관광지도 새롭게 보인다.


아침부터 땡볕이라 몸을 최대한 가리고 출발!


제주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제주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가을이 되면 산굼부리 분화구로 올라가는 길은 억새밭이 된다.


제주 산굼부리 (사진 이힘찬)


해발 400여미터의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한라산과 제주 동부의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굼부리에서 오름들이 잘 보이는 포인트에는

그 곳에서 보이는 오름들의 사진과 이름을 안내해 놓는다.

(다른 오름에도 전망대나 뷰포인트에 안내판이 꼭 있다)


오름 이름들은 봐도봐도 까먹지만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봉긋한 오름들과 넓은 동부의 평원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다.


제주에 일년 남짓 머물다보니

어딘가 올라가면 한라산부터 찾는다.

방향도 한라산과 바다를 기준으로 잡는다.



짬푸!! (사진 이힘찬)


짝궁과 사진을 많이 찍고 찍히다보니

이런 점프샷 정도는 원샷 원킬


산굼부리에서 보이는 한라산과 오름들 (사진 너굴양)
산굼부리에서 보이는 한라산과 오름들 (사진 너굴양)
산굼부리에서 보이는 한라산과 오름들 (사진 너굴양)
산굼부리 분화구 해설 (사진 너굴양)


지질, 생태,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에는

늘 해설사 선생님들이 계신다.

사진을 한참 찍다보니 해설하는 시간이었나보다.

이런 설명 듣는걸 너무 좋아해서 귀동냥했다 ^^;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둘레가 2km가 넘는 화구다. 제주의 360여개 오름 가운데 산굼부리를 제외한 다른 화산은 모두 대접을 엎어놓은 듯한 분화구의 형태이고, 산굼부리 분화구만은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용암이나 화산재의 분출없이 폭발이 일어나 그곳에 있던 암석을 날려 그 구멍만이 남게된 것이다. 이러한 화산을 마르(Maar)라고 부르는데 한국에는 하나밖에 없는 세계적으로도 아주 희귀한 화산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발췌 후 정리)


굼부리는 ‘산 정상에 있는 우묵하게 팬 곳’을 뜻하는 고유어라고 한다.

(출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을 보며 알게된 아아 용암과 파호이호이 용암

하와이 원주민의 말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질학 용어는 현지어를 반영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될 줄이야. (-_-)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산굼부리 분화구 내부의 생태계 역시

높은 가치가 있어서 (무척 길게 그 가치를 설명해주셨는데 까묵 ㅜㅜ)

마르형 분화구와 함께 내부의 숲까지 함께 

천연기념물로 인정 받는다고 한다.


제주 특유의 생태계도 배울 것들이 정말 많다.

그냥 보기엔 무성한 숲 같지만

새로운 식물종이 발견되기도 하고,

자생하는 식물들, 더 이상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식물들도 있다.


산굼부리 인증샷 (사진 이힘찬)
산굼부리 산책길에서 보이는 한라산 (사진 너굴양)
제주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제주 산굼부리 (사진 이힘찬)
제주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제주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제주 산굼부리 (사진 이힘찬)
제주 산굼부리 (사진 너굴양)


이렇게 하늘이 열일 할 때는

바다도 좋지만 

높은 곳으로 올라가 뻥 뚫린 시야로 제주를 보는게 좋다.

제주 동부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그만 파헤치라고!!)


제주 산굼부리에서 보이는 오름들 (사진 너굴양)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선선하고

하늘이 높고 청명해졌다. 정말 가을이 왔나보다.


하늘이 열 일 할 땐 제주 오름에 오르자.

속이 뻥-뚫리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테니.






중구난방 올리던 제주살이 이야기를 글과 그림, 사진으로 엮어

<너굴양 제주일기>로 올립니다. 많이 봐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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