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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양 Jan 04. 2022

새해 인사


새해가 될 때, 명절이나 연말에는 뉴스레터를 쓰곤 했습니다.

스튜디오 하랑(우리 회사 이름, 직원과 대표는 나)의 소식을 전하고 안부를 물었습니다.

오늘 발송된 새해 첫 뉴스레터의 내용을 여기에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새해니까요 =)


단지 달력 상의 날짜가 바뀌었을 뿐인데도 새해가 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다짐을 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책을 읽겠다던가, 미루어두었던 공부를 하겠다던가 하는 건설적인 다짐도 있고, 금연이나 다이어트 같은 새해 계획의 고전물 같은 다짐도 있죠. 코로나19도 새해가 되면 사라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날짜가 바뀌었을 뿐 일상은 그대로라서 김이 빠진 채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월요일 아침,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습관적으로 커피를 탄 후 넷플릭스를 틀었는데, 별안간 ‘더 이상 이렇게는 안돼!’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은 저같은 프리랜서에게는 비수기이고, 추운 날씨에 몸도 움츠러들어 이불 속에서 귤이나 까먹으며 늘어지기 딱 좋을 때입니다만, 이젠 이마저도 사치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네, 저도 이제 사십대니까요…) 


저라는 사람은 이정도로 위기감이 와야 움직이기에, 자세를 고쳐앉고 다이어리를 꺼내들었습니다. 이번달에 있는 스케줄과 마감을 체크하고 메모를 했습니다. 어느샌가부터 냉장고에 붙은 커다란 달력에만 간단히 메모만 하고 처리를 하면 지웠습니다. 자세한 기록을 하고 있지 않더군요. 그리고 기록하지 않은 일상은 쉽게 휘발되었습니다. 분명히 매일같이 정신 없이 뭔가 하며 살고 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 시간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있었습니다. 일기를 쓰고 글과 그림, 사진으로 끊임없이 기록하여 밖으로 내보이던 시절과 같은 밀도를 가지긴 어렵겠지만, 나만의 생각과 느낌들이 손가락 사이로 후루룩 빠져나가지 않도록 종종 들여다보고 남겨놔야겠습니다. 올 해는 그렇게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스튜디오 하랑>의 작업도 계속됩니다. 해마다 작업의 범주가 조금씩 넓어지고 새로운 고객사들도 만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로 더 많이 자랑할 수 있도록 올 해도 열심히 걷겠습니다. 


농담처럼 ‘호랭이 기운’이라 했지만, 정말, 여러분, 지금같이 어두운 시기를 뚫고 지나갈 힘이 필요합니다. 우리 만날 때 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용기를 북돋아주어요. 고생 많다고, 같이 잘 지나가 보자고, 서로 돕자고요.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 가득한 2022년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스튜디오 하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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