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된 너에게,
규담아,
오늘 너는 열네 번째 봄을 맞았구나.
아빠는 중학생이 된 너를 상상해 봤어.
교복을 입고 처음 학교에 들어서던 날, 어색한 웃음과 긴장된 어깨로 복도를 걸었겠지.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시간표.
무언가를 처음 시작한다는 건 항상 조금 떨리는 일이니까.
요즘에 좋아하는 아이는 있니?
있다면 그 마음이 부디 맑고 따뜻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할 게 아니라는 거야.
너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감정이라면 그건 참 귀한 거란다.
아빠는 단 한 사람과만 연애를 해봤단다.
단 한 번의 연애, 그게 끝까지 이어져서 너라는 기적이 태어났어.
그러니까 연애의 숫자보다, 그 안에서 얼마나 너다운 사람이었는지가 더 중요하단다.
요즘 너는 네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거울 앞에 서서 “나는 누구지?” 같은 물음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
그럴 때마다 기억했으면 해.
사람은 하나의 모습만 갖고 살아가지 않는다는 걸.
어떤 날은 겁 많고, 어떤 날은 엉뚱하고, 어떤 날은 무뚝뚝하더라도
그 모든 모습이 다 너라는 거야.
중학교 생활은 분주하고 가끔은 혼란스러울 거야.
친구 문제도 생기고, 공부도 복잡하고, 마음은 자꾸 들쑥날쑥할 수 있어.
하지만 그런 시간을 잘 견디고 나면
어느 날, 이유 없이 갑자기 조금 더 어른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
그건 너 스스로 잘 지나온 증거란다.
규담아,
아빠는 너의 사소한 말투 하나까지 상상하며 살아간단다.
너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따뜻해졌다는 걸 느껴.
열네 번째 봄,
너의 마음에도 꽃이 피기를 바란다.
혼자 좋아하고, 혼자 설레고, 혼자 쑥스러워하더라도
그 모든 첫 감정들을 소중히 간직하길 바란다.
너는 지금 사랑을 배워가고 있을 거야.
아빠가 너를 통해 다시 배워가듯이.
사랑하는 아들, 생일 축하한다.
다음 편지까지도 잘 지내고 있기를.
그리고 봄바람이 불 때마다,
너의 마음이 따뜻해지기를.
봄에,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