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열다섯 번째 봄, 4월 3일

by 네로

규담아,

열다섯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시간은 어느새 이렇게 흘러, 너는 이 봄에도 또 조금 더 자라 있겠구나.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그 사이쯤에 놓인 계절이 너를 지나가고 있겠지.


요즘은 어떤 생각이 너를 자주 찾아오니?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고,

가끔은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순간도 있을 거야.

괜찮아, 멈춰도 돼.

멈춘다고 해서 네가 뒤처지는 건 아니란다.


중학교 2학년은

스스로에 대해 제일 낯설게 느껴지는 시기일지도 몰라.

자기 목소리를 스스로도 못 알아볼 때가 있고,

방금 전의 감정을 금세 후회하기도 하고,

이유 없이 외롭다가도 어느새 웃고 있는 날들이 이어지지.


이런 나이를 ‘사춘기’라고 부르지만,

사춘기라는 말은 때때로 너무 뭉뚱그려 말하는 단어 같아.

사실은 ‘자라는 중’이라고 말해주는 게 맞는 것 같아.


조금 더 깊이 생각하고,

조금 더 세심하게 느끼고,

조금 더 솔직하게 흔들리는 거니까.


규담아,

지금 너는 많은 걸 배우고 있는 거야.

사람과의 거리도, 말의 무게도,

때로는 침묵의 의미까지도.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네가 누구인지 더 선명하게 알아가는 중이겠지.


혹시 누군가에게 미움받은 적이 있니?

그게 이유가 있었든 없었든,

사람의 마음이란 건 쉽게 오해하고 쉽게 닫히기도 하거든.


하지만 기억해 줘.

누군가에게 오해받았다고 해서 너의 진심이 틀린 건 아니라는 걸.

진심은 결국 사람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단다.

아빠는 네가 스스로를 존중할 줄 아는 아이이기를 바란다.


너 자신에게 솔직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열다섯은 그런 연습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나이야.

실수해도 괜찮고,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

하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배워가는 네가 있다면

그건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란다.


규담아,

아빠는 언제나 너를 응원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응원이지만,

그건 너의 삶을 끈처럼 부드럽게 감싸줄 거야.


오늘 생일 케이크 위에 꽂힌 열다섯 개의 초가

너의 오늘을 밝히기를,

그리고 그 불빛이

조금은 외로운 너의 마음에 닿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아들.

다음 봄에도 다시 너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봄에,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