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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동문학가 강인석 Feb 04. 2021

홍보는 다이어트다

글쓰기도 다이어트다



"홍보는 다이어트다."

무슨 광고 카피를 뽑으려고 던진 문장이 아니다.


10여 년 전에 대학생 기자단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을 때, 학생기자단에게 던졌던 화두 중 하나가 바로 다이어트였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의 강의에서 '다이어트'를 강조했다. 


홍보와 다이어트라니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사실 다이어트는 홍보, 혹은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이어트의 개념에 가장 가까운 것은 '욕심 버리기' 정도가 될 것 같다.



보도자료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보도자료를 쓰기 위한 자료들은 매우 많다.
기본적인 사업 계획서가 있을 것이고,
과거부터 해왔던 사업의 히스토리가 있을 것이고,
올해 새로 추가된 사업 콘셉트가 있을 것이고,
담당자의 인터뷰나, 관계자의 평가, 수혜자의 평가들도 여럿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사업계획서 안에 아주 길게 정리되는 사업 여건 분석 자료들까지 펼쳐놓고 보면
보도자료 안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막막해지게 된다.

다 담아야 할 것 같은 내용들이다.


그런데 담당자나 기관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다 담아야 할 것 같은 내용이지만,
그 보도자료를 받아서 보는 기자나, 일반 대중들의 입장에서는 다 담아야 할 내용이 아닐 수도 있다.  

한 개만 담아도 제대로 담아야 한다.
이 정보, 저 정보 다 집어넣으려고 하다 보면 죽도 밥도 아닌 보도자료가 되어버린다.


다이어트란 이렇다.
다 넣지 말고, 빼고 빼서 진짜 액기스 한 두 개에만 집중하자는 말이다.


비단 보도자료만 그런 것이 아니다.
홍보의 모든 영역이 그렇다.

브로슈어 하나를 만들 때도 넣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심지어는 주소와 약도까지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기관 소개는 물론이고, 조직도에 가치와 비전에 넣고 싶은 게 너무 많다.
하지만 줄여도 된다.


포스터를 제작할 때도 카피 한 줄, 낱말 하나와 이미지 결합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시 장소 방법 심사기준에 첨부서류 제목까지 넣는 포스터,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사진을 찍을 때도 줌이 들어갈 땐 과감하게 들어가서, 얼굴이면 얼굴, 손이면 손, 특정 사물까지 과감하게 잡아줘야 한다.
이것저것 다 담기 위해 앵글을 넓히는 것이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진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여행지에서 배경과 인물 다 담으려다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사진만 얻게 된다.



'홍보와 다이어트'라는 주제로 3시간을 강의한 적도 있다.
짧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부서장들이 욕심부리고 우겨도 과감하게 잘라버리는 그런 센스를 찾아야 한다.

최소한 홍보 담당자라면 필요한 것 한 개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뒤로 빼는 그런 감각이 필요하다.


신문 기사를 유심히 살펴보자.

길게 쓴 기사도 있지만, 달랑 네 문장 정도로 구성된 기사들도 많고, 그 기사들도 힘이 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힘이 빠지지는 않는다.
다이어트 잘 된 홍보가 진짜 힘센 홍보다.


#홍보,  #홍보전략,  #홍보글쓰기,   #PR,   #글쓰기,  #비영리홍보, #홍보실무  



*비영리 PR 실무노트 

ⓒ강인석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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