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도구를 만드는데 집착하기
비영리 기관 홍보담당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두 번째를 이야기해보자.
사람은 없고, 홍보업무는 많다!
비영리 홍보 담당자들은 정말 분주하다.
그 분주함은 결국 비영리 기관이 갖는 인적 구성의 특성에 기인한다.
비영리 기관은 홍보 전담인력이 많지 않다.
한 명인 경우도 많고,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홍보의 영역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기관이 작고, 직원이 적다고 해서 홍보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결국, 기관의 크기 인원의 과다와는 상관없이 홍보 담당자가 챙겨야 할 영역들이 많다는 말이다.
특별한 홍보기획을 하지 않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고전적인 홍보, 기본적인 홍보 활동만 하더라도 해야 할 활동들은 정말 많다.
홍보책자나 리플릿, 소식지를 만드는 것,
홈페이지를 만들고, 블로그를 개설하고,
SNS 계정을 만드는 것은
화려한 기업형 홍보를 할 수 없는 비영리 기관의 홍보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홍보를 위한 매개체, 즉 도구에 불과하다.
이런 것들을 활용하여 알리고, 전하고, 제시하고, 요구하고, 이해시키고, 소통하는 것이 홍보다.
비영리 기관의 홍보업무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 중 상당 수가 홍보의 도구를 만드는 데만 머무르고,
정작 그것들을 활용한 효과적인 홍보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
1차적으로는 홍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찾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도구들을 제대로 활용해서 매체의 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홍보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비영리 홍보담당자들이 빠지기 쉬운 두 번째 함정이 있다.
‘홍보를 위한 도구를 만드는데 집착하기’이다.
매체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만들어진 매체와 홍보 도구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망각하게 된다.
인쇄 매체들도 만들어만 놓고, 그것들이 언제 어디에서 배부되는지, 어떤 행사가 있으면 그것을 보내서 비치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에 관심이 없다.
타 부서, 타 기관의 행사에도 우리 홍보물을 비치하거나 배포가 가능할 수도 있고, 인쇄된 홍보물의 이미지를 온라인 홍보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인쇄물 납품받아서, 윗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창고에 저장해 두었다가, 어느 날 누가 찾을 때만 창고에서 꺼내 주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인쇄물을 만드는 것보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진짜 홍보다.
온라인 혹은 모바일 홍보 매체들도 마찬가지다.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토, 카카오스토리, 밴드, 라인 등을 다 만들어 놓기만 하고 이 것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공지사항이나 기관 소식을 링크 걸거나 사진 하나 올리면서 콘텐츠 숫자만 늘려가는 것이 고작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 그것도 제법 하는 담당자의 모습인 것이다.
만들어진 온라인 홍보 매체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콘셉트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피드백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이벤트와 결합하거나
포스팅의 톤 앤 매너를 어떻게 잡아갈 것인지
카테고리 개편 주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등등
무한 고민만이 홍보 효과를 키워줄 수 있다.
홍보담당자들이 가장 자주 하는 고민이, 새로운 홍보 매체가 나올 때마다 그것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커진다.
페북이 인기 있으면 그것도 해야 할 것 같고, 밴드가 유행을 타면 그것도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함정에 빠진다.
다 하지도 못할 매체 만들기, 홍보 도구 만들기에 진을 다 빼버린다.
다 하려 하지 말고, 한두 개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실험적으로 경험해 볼 필요는 있지만, 정작 기관 홍보에 온갖 매체와 콘텐츠를 끌어들이는 것이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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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PR 실무노트
ⓒ강인석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