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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호 <바다, 끝>

70세 대가수 최백호, 마음 속 바다 저 끝에 고이 묻은 아픔이란

물은 모든것을 기억한다


노잼이라 소문난 겨울왕국 2에서 내가 꽂힌  정령으로 승승장구하는 엘사가 아니라 바로  멘트였다. 바다가 이유 없이 아련함을 품고, 감상을 품고 흐르는 이유. 아침의 바다는 마치 태아가 본인을 10개월간 품은 자궁을 박차고 나오듯 끝없는 과거로부터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고, 노을진 바다는 결국 100년이라는 시간의 총합이라는 인간의 덫이  덧없게 느껴지게 만드는 애석함을 품는다. 물은 그렇게 과거의 시간을 품고 있다.


누군가의 과거는 따뜻하고, 누군가의 과거는 절대 돌리고싶지 않은 기억이다. 그 누군가의 과거는 되돌릴 수 없는것이 매우 아득해 지워버리지 않고서는 100년을 견디기 힘든 기억이다.  바다 끝에 아픈 사랑을 묻고 돌아온대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물은 파도로 돌아와 기억을 휩쓸테니 결국 아픈 사랑을 생활과 현실 속에 묻고, 극복하고, 견디는 것도 인간의 원죄 중 하나일 것이다.


최백호의 <바다, 끝>은 내려놓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내려 놓기에 힘든 추억의 힘과 굴레가 더 알맞다. 마지막 후렴구의 '난 우리를 몰라' 는 그가 아직 그의 추억 속에 살고 있다는 절절한 이야기로 들려온다. (‘몰라’가 아니라 ‘모르고싶다’일지도)


어떤 시절의 뜨거운 추억은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고 사는 금연과 같다.



먼 아주 멀리 있는

저 바다 끝보다 까마득한

그곳에 태양처럼 뜨겁던

내 사랑을 두고 오자

푸른 바람만 부는 만남도

 이별도 의미 없는 그곳에

구름처럼 무심한 네 맘을 놓아주자


아름다웠던 나의 모든 노을빛 추억들이

저 바다에 잠겨 어두워지면

난 우리를 몰라


짙은 어둠만 남은 시작도

그 끝도 알 수 없는 그곳에

물결처럼 춤추던 너와 나를 놓아주자


아름다웠던 나의 모든 노을빛 추억들이

 저 바람에 날려 흐트러지면 난 우리를...


아름다웠던 나의 모든 노을빛 추억들이

저 바다에 잠겨 어두워지면


난 우리를 몰라


뮤비 좋으니까 라이브 하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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