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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우매하다?

= 나는 우매한가? 

친구들과의 거나한 와인 파티 자리였다. 


싸움판 만들기 좋다는 괜한 정치 이야기가 나와 각자가 열심히 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네이버나 언론이 포퓰리즘의 프레임을 만드는건지, 아니면 매체(medium) 없이 대중이 직접 정치인의 이야기를 듣고 만들어진 포퓰리즘이 매체를 통해 배달되는 건지에 대해 역시나 우리끼리 쓸모없는 대화였다. 난 평소 쓸데없는 주제에 죽자 토론하자 매달리는 매우 피곤한 성격임을 스스로도 잘 알아서 나름의 선을 유지하고 있다가, 뇌관을 건드리는 한 멘트가 귀로 흘러왔다.


"대중은 우매하니까"


(*) 참고 : 저는 진보 성향으로 기울어진 사람이고, 엘리트주의자와 제 입으로 중도라 칭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중도적인 성향은 본인이 아니라 남이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 


1. 대중은 절대, 절대, 절대 우매하지 않다. 

사실 요즘은 '대중'이라 묶기도 애매하다(커뮤니케이션에서는 몇 년 전부터 '공중' 등으로 다양한 대체단어가 나오는 중). 마케팅을 업으로 삼으며 지켜본 하나 하나의 리드들은 군집화되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만의 신념과 취향이 견고하다. 지혜로운 하나하나가 무리를 이루면 집단 지성이 아니라 집단 악화(?)가 일어난다고 하는데, 정치 동호회나 소모임, 당 가입 추세가 발달하지 않은 국내의 여론판에서는 개인이 무리를 통해 정보를 세뇌당하는 경우가 높지 않다. 보통 개인의 정치 성향은 (1)부모의 정치성향 (2) 경제 상황 (3) 개인이 구독하거나 자주 보는 언론 혹은 포털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1)과 (2)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해도 (3)의 경우는 충분히 유저 기반의 노출 인터페이스를 갖출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네이버 뉴스가 큐레이션 기능을 최소화하고 접속 1지면을 최대한 유저 관심사기반의 콘텐츠 노출로 변경을 거듭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똑똑한 개인이 똑똑한 유권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는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는 중이다. 


2. 포퓰리즘의 위험은 모두가 알고있지만, 왜 위험한지는?

그리고 참 재밌는건 진보정권이 거수를 장악할 때 항상 쉽게 나오는 단어이기도 하다. 대중이 좋아하는 아젠다가 정치, 그리고 법안발의의 핵심이 되는 방향일텐데, 난 일단 포퓰리즘이 뭐가 그리 틀린지 모르겠다. 소수인 부자, 혹은 대기업의 볼륨 유지를 위한 다양한 법안은 '나라 살리기'라는 프레임 안에 가둬지지만 대중이 갈구하는 무언가를 건드리면 왜 '포퓰리즘'의 아젠다가 그리도 쉽게 나오는건지-단어에 대한 재해석도 분명 필요하다. 

아무래도 평준화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정권의 키 리절트는 경제 볼륨을 얼마나 키웠는가보다는(물론 매우 매우 중요하다), 볼륨을 키우기 힘든 글로벌 정세와 코로나 장기전 등의 상황 속에서 얼마나 밑과 위가 어느정도 같은 수준으로 살 수 있는 기반을 닦았는가가 될 테고, 이에 대한 수치는 그들의 경제 성과와 지독하게 결부될 것이다. 


3. 그래서 포퓰리즘은 누가 만드는건데?

위에서 말한 네이버 뉴스의 정치중립성이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과거 양당 기반의 정치성향이 주류인 것과 반면 최근에는 부동층의 비율이 점점 넓어지는 추세다. 시대가 흐를수록 포퓰리즘을 해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고있다는 것. 

점점 '트렌드'와 '흐름'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책이 '정부가 대중을 선동한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데이터는 약해지고, 공신력을 얻기가 애매해진다. 하여 갈수록 보수/진보지는 각각 신뢰하기 힘든 데이터를 가지고 '포퓰리즘'이라는 탈을 씌우기 시작하는데, 언론이 트렌드라 칭하는 무언가를 역으로 대중이 '아 그렇구나 포퓰리즘이구나'라고 이해하게 되는 이상한 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언론이 대중으로부터 시작한 케이스가 아니라 사회 주요권력의 메시지 전달 매체로 시작된 '조합주의' 구조라는 점은 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네이버는 전국민의 55%가 뉴스를 소비하는 언론 위의 언론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체나 언론사에서 '포퓰리즘'의 여부를 판단할 자유는 물론 있다. 다만 포퓰리즘의 근거와 알맹이와 이를 통해 득을 볼 객체가 무엇인가는 지혜로운 대중이 힘을 들여 판단해야 할 일이다. 


<생각하면서 찾아본 재미난 기사들>

anewsa.com/detail.php?number=1074092&thread=10r02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91210423392076

ytn.co.kr/_ln/0101_202003300601074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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