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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없는 자 Aug 26. 2021

JRPG의 태동과 팬덤 갈등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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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netee12/26


JRPG의 태동


기존 WRPG의 형식에 문제의식을 가진 두 명의 일본인이 있었다.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직업의 창시자 호리이 유지, 천재 프로그래머 나카무라 코이치였다. 이 둘은 울티마와 위저드리를 정말 감명 깊게 했지만, 대중들이 이 게임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난해하다는 문제점을 파악했다. 둘은 이 두 가지 게임을 조합하여 어떻게 하면 성인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쉽게 게임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게임 메커니즘의 단순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그렇게 울티마와 위저드리를 적절히 조합하고 단순화시켜서 탄생한 게임이 바로 <드래곤 퀘스트>(이하 드래곤 퀘스트)였다.각1) 이후에 울티마, 드래곤 퀘스트 등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파이널 판타지>(이하 파이널 판타지)도 JRPG 역사에서 빼놓기 어려운 게임이다.


본문에는 주로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의 형식적 특징을 중심으로 JRPG에 대해 논해볼 생각이다. JRPG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이 두 게임이 모든 JRPG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나(가령 세계수의 미궁 같은 게임은 좀 더 직접적으로 위저드리의 영향력을 받은 게임이고,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와는 판이하게 다른 게임이다), JRPG의 초기 형식을 규정한 게임으로서 상징성이 있기에 JRPG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위 두 게임을 고르는 게 크게 무리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는 울티마와 위저드리로 대변되는 기존 WRPG의 형식을 간소화시킨 게임이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가령 악명 높은 방위 함정과 더불어 다양한 기믹의 퍼즐과 함정으로 플레이어들을 끊임없이 압박했던 위저드리의 던전은,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에 와서는 함정과 퍼즐이 대부분 거세당한 채 괴물들이 돌아다니는 통로 정도로 전락했다.각2) 하지만 WRPG의 게임 메커니즘을 단순화시켰다고 해서 JRPG가 기존 WRPG의 하위 호환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랬다면 JRPG가 이만한 흥행을 거두지도 못했을 것이다. JRPG는 WRPG가 가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그 부분이 차별화 포인트였다.


여기서 JRPG의 형식적 특징을 살펴보자. 서로 다른 게임이었던 울티마와 위저드리와는 달리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는 거의 동일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두 게임의 구조적 특징을 한꺼번에 분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승-전-결을 갖춘 선형적 게임 진행


엔딩 장소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갈 수 있었던 오픈월드와 비선형 내러티브를 특징으로 삼은 울티마와 달리 게임을 진행할수록 순차적으로 갈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나는 형식이다. 비선형 내러티브의 경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기-> 결로 바로 갈 수도 있고 기승전결을 넘어 훨씬 돌아서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다. 반대로 선형적 스토리는 정해진 동선에 따라 스토리를 진행하며 기-승-전-결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드래곤 퀘스트 1을 사례로 들면 용사가 왕의 부름을 받고 공주를 구출한 다음 용왕을 처치하는 전형적인 용자물 스토리를 따르며, 처음 시작 지점인 라다톰 성 -> 가라이 마을 -> 마이라 마을 -> 리몰다르 마을 -> 돔도라 마을 -> 멜키드 마을 -> 성스러운 사원 -> 용왕의 성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공주를 구출하지 않고 필수 아이템만 챙겨서 바로 용왕을 잡아도 되는 등 분기점 내에서 나름의 선택권을 주기도 했으나, 기-승-전-결 위주의 선형적 스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파이널 판타지 역시도 선형적이지만 드래곤 퀘스트와 구분되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시리즈 전통으로 게임 도중에 얻게 되는 비공정의 존재다. 비공정이 생기기 전까지는 이동 루트가 지극히 제한적이지만, 비공정이 생긴 이후로는 게임 내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드래곤 퀘스트보다 게임을 진행하는 루트가 조금 더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다.(물론 이 부분도 시리즈마다 다른 점이 있다. 10은 극후반부에나 비공정을 사용할 수 있어서 사실상 이동의 자유가 사라진 수준이었고, 13 역시도 게임의 후반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완전한 선형 루트의 RPG라고 볼 수 있다.)그리고 두 게임 모두 히든 보스와 같은 숨겨진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엔딩 이후에도 추가로 게임을 더 플레이할만한 동기부여를 주는 형식이다.각3)


캐릭터성의 강화와 캐릭터 간 갈등 관계를 통한 내러티브 구성


드래곤 퀘스트의 캐릭터 일러스트


다이의 대모험(좌)과 아벨탐험대(우). 두 작품 모두 드래곤 퀘스트 게임이 원작이다.

WRPG와 JRPG를 구분하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드래곤 퀘스트는 게임 특성상 소년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을 많이 받았다. 초기작부터 드래곤 퀘스트의 일러스트를 맡은 사람이 <드래곤볼>, <닥터 슬럼프>와 같은 명작 만화로 히트를 치며 당대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던 만화가 토리야마 아키라였다는 점은 JRPG가 만화에 영향력을 받았다는 결정적인 근거다. 드래곤 퀘스트 자체도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드래곤 퀘스트의 설정을 원작으로 하여 <다이의 대모험>각4), <아벨탐험대>와 같은 명작 만화가 탄생하기도 했다. JRPG는 소년 만화와 상호 간 영향력을 주고받았던 것이다. <드래곤볼>이라는 만화를 생각할 때 제목인 드래곤볼보다도 손오공과 베지터를 먼저 떠올리듯이,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캐릭터다. 드래곤 퀘스트 역시도 수많은 인기 캐릭터를 만들어냈으며 드래곤 퀘스트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그만큼 캐릭터성이라는 요소는 JRPG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울티마 4의 캐릭터 생성 화면(좌)과 드래곤 퀘스트 1의 캐릭터 생성 화면(우).

WRPG와 JRPG는 캐릭터 메이킹에서부터 차이가 많이 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WRPG는 복잡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위저드리에서는 능력치와 성별, 종족, 직업 등 여러 요소들을 플레이어가 직접 고르게 했으며, 울티마 4의 경우 플레이어에게 8가지 미덕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에 따라 캐릭터의 직업, 능력치, 성격 등이 변화하는 형식을 취했다. 캐릭터 메이킹에서부터 플레이어에게 어떤 캐릭터로 키울 것인지 고민을 던져주는 게 WRPG의 특징이었다.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의 이름 정도만 변경할 수 있었을 뿐, 다른 어떤 설정에도 개입할 수 없었으며 주인공의 대사 선택도 할 수 없었다. 게임 속 NPC의 질문에 예, 아니오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을 뿐이었다. 성별, 연령, 외모, 성격, 가치관 등 캐릭터를 결정하는 여러 요소가 게임을 시작하기 전부터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JRPG라 말할 수 있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서는 한술 더 떠서 주인공의 이름조차 디폴트로 주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게임 내에서 캐릭터를 플레이어가 만들지 않고 게임사 측에서 미리 만들어 둠으로서 가능해진 스토리텔링이 있다. 디테일한 캐릭터와 캐릭터를 둘러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수월해지면서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드래곤 퀘스트 4(1990)>를 사례로 들어보자. 4장의 무대인 몬바바라 마을에서는 마냐와 미네아라는 자매가 살고 있다. 마냐는 무용수가 직업이고 미네아는 점쟁이가 직업이다. 이들에게는 발작크라는 이름의 원수가 있다. 발작크는 원래 마냐 자매 아버지의 제자였지만, 어떤 보물을 훔치기 위해서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망을 친 것이다. 그래서 자매는 발작크의 복수를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4장의 내용은 마냐 자매와 발작크 간의 갈등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이처럼 캐릭터의 설정과 적과의 갈등 관계를 플레이어에게 맡기지 않고 적들에게 맡김으로써 기존 WRPG와는 다른 새로운 내러티브의 구성이 가능해졌다.


<드래곤 퀘스트 5>의 비앙카(좌)와 <파이널 판타지 7>의 티파 록하트(우). 게임 내러티브 내에서 히로인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 대표적인 사례다.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 요소도 강화되었다.각5) <드래곤 퀘스트 4>의 경우 4인 파티로 게임이 진행되지만, 8명의 모든 동료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마차 시스템을 넣어서 유저 친화적인 동료 간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더해서 게임 속 주인공과 연애 요소가 들어가기도 했다. 물론 기존 게임에서 완전히 주인공과 히로인 간의 연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게임 내에서 구체화되면서 이야기의 일익을 담당하기 시작했던 건 JRPG가 최초였다. 가령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경우 1편의 세라 공주부터 시작하여 대대로 주인공과 같이 여행하는 히로인이 있었으며, <드래곤 퀘스트 5>에서는 비앙카, 플로라, 데보라 세 명의 히로인 중 하나를 선택하여 결혼하고 아들을 낳아 용자로 만드는 등 연애-결혼의 요소를 게임의 목표로 삼기도 했다.


문화콘텐츠에서 캐릭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동양의 고전 <삼국지>(이하 삼국지)를 생각해보자. 삼국지는 나온 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한 고전으로 취급받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린다. 삼국지의 인기 요인은 기나긴 전쟁 속에서 벌어지는 장대한 대서사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활용한 치밀한 두뇌 싸움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수많은 요인들 중에서도 한 가지를 꼽아보고 싶다. 바로 캐릭터다. 유비, 조조, 손권을 비롯하여 관우, 장비, 제갈량, 사마의, 하후돈, 여포, 주유, 노숙 등 삼국지에서는 너무나 많은 인물(캐릭터)들이 나오고, 이들 모두 각자의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 캐릭터들은 시대가 흐를수록 새로운 해석을 통해 생명력을 부여받고, 삼국지라는 고전의 가치를 영원히 불멸하게 만든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에 여러 해석이 붙고, 팬덤이 생기며 끊임없이 게임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이 과정 속에서 게임은 팬들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주관식에서 객관식으로


드래곤 퀘스트 1의 선택지 화면, 목록에 올라와 있는 물건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기존 WRPG의 키워드 시스템에 비해 훨씬 편리해졌다.

앞서 울티마식 키워드 대화 시스템의 난해함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었다. 드래곤 퀘스트가 기존 WRPG의 난해한 시스템을 바꾼 요소 중에 하나가 이 객관식 시스템이다. 필드에서 턴제 전투를 할 때도 공격, 도구, 주문, 도망치기 등 선택지를 주고, 선택에 따라 고르는 객관식 시스템이다. 마을에서 아이템을 구입할 때 목록을 주고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대화할 때도 예, 아니오의 두 가지 중 선택지를 주고 고르는 형식으로, 기존 WRPG의 키워드 시스템에 비해 훨씬 더 간편해졌다.


주관식 키워드 시스템과 객관식 선택지 시스템의 장단점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주관식 키워드 시스템


장점 – 플레이어 스스로 탐색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적합한 키워드를 알아내는 어드벤처 퍼즐 특유의 재미가 있다. 적합한 키워드를 알고 있다면 굳이 NPC에게 할당된 모든 대화를 들을 필요 없이 바로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단점 – 적합한 키워드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NPC가 반응을 안 한다. 대화 하나 하는데도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니 불편하다. 알맞은 키워드를 찾아내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 어렵고 복잡할 수도 있다.


2) 객관식 선택지 시스템


장점 – 일일이 키워드를 입력할 필요가 없고 주어진 선택지를 고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하다. 정보를 얻어내기 위한 키워드를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가 없다.

단점 – 대사 스킵은 가능하나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미리 할당된 모든 대사를 다 봐야 한다는 지루함이 있다. 필요한 키워드를 찾아내는 탐색과 추론의 과정이 없으므로 고전 WRPG가 추구하던 퍼즐적 재미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처럼 장단점이 명확하기에 어느 한쪽이 우수한 시스템이라기보다는 취향이나 게임 철학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형식이다.

    

종합하자면 JRPG는 기존 WRPG에 있었던 퍼즐 내지 추론적 요소를 줄인 대신 미리 짜 놓은 기-승-전-결 구조의 플롯과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를 통한 기존 모더니즘 소설과 같은 스토리텔링에 더욱 신경을 쓴 작품들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론에서 언급했다시피 고정된 사건으로서의 내러티브에 집중한 게임인 셈이다. 대신 위저드리의 꽉 짜인 던전이나 울티마의 퀘스트를 풀어나가는 과정처럼 플레이어가 플레이를 통해 직접 만들어나가는 내러티브 요소는 다소 약하다. 이처럼 JRPG와 WRPG는 TRPG라는 같은 뿌리에서 등장했지만 속은 전적으로 다른 게임이었다.


WRPG vs JRPG 팬덤 간의 갈등


일본의 소년 만화 <킹덤>의 주인공 이신.

<킹덤>(이하 킹덤)의 주인공 이신은 과거 진나라 육대장군 이신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캐릭터다. 이신은 역사적으로도 육대장군의 지위에 오르긴 했으나 전국시대에서 가장 유명했던 4명의 장수인 ‘백기, 왕전, 염파, 이목’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떨어진다. 남아있는 기록도 적다. 하지만 그 적은 기록과 낮은 인지도 덕분에 오히려 작가에게 새로운 창작의 여지를 준다. 알려지지 않은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원래 있는 내용을 다시 한번 '해석'하는 행위가 아니라 새롭게 '조형'하는 행위라는 말이다. RPG에서 개발자와 플레이어의 관계도 이와 동일하다. 개발자가 꽉 짜인 설정과 각본을 갖춘 캐릭터를 만들수록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다. 주어진 캐릭터를 해석할 수 있을 뿐 조형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작중 캐릭터가 맡고 있는 역할이나 주어진 각본이 적을수록 플레이어의 개입 여지는 늘어난다.


킹덤의 사례는 WRPG와 JRPG 간 팬덤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서다. WRPG 플레이어들은 JRPG를 동등한 게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두 집단이 추구하는 게임의 철학이 RPG라는 껍질만 같을 뿐 전적으로 다른 게임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JRPG가 추구하던 선형적 내러티브와 더불어 캐릭터성의 강화는 WRPG 플레이어들이 추구하던 문제 해결의 재미를 약화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례를 가정해보자. 주인공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다. 이 물건을 가지고 있는 A라는 NPC가 존재한다.  A는 던전에서 B라는 물건을 가지고 오면 주인공이 원하는 물건과 교환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경우 일반적인 JRPG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 아니면 게임 진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원하는 물건을 갖기 위해 굳이 위험한 던전에 가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B라는 물건을 가져와야 할 이유는 없다. 돈을 더 얹어줘서 A에게 물건을 직접 살 수도 있고, 구걸을 해볼 수도 있으며, 말솜씨가 좋다면 A를 설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협박을 해볼 수도 있고, A가 집을 비웠을 때 몰래 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쳐갈 수도 있으며, A가 직접 물건을 몸에 소지하고 있다면 일부러 몸을 크게 부딪혀서 물건이 떨어지는 걸 노린 다음에 A가 못 보는 사이에 물건을 슬쩍할 수도 있겠다.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A를 죽이고 빼앗는 방법도 있겠다. 마법 내지 초능력이 있는 세계관이라면 경우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굳이 B라는 물건을 가져다주지 않아도 다양한 방법을 구현하고 어떻게 물건을 얻어낼 것인지는 플레이어의 자율에 맡기되, 각기 다른 상호작용을 구현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인 선택권을 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물론 이건 다소 사소한 사례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이고 구현된 시나리오에 영향력을 줄 수 있을만한 거시적 사례를 상정해보도록 하자. 앞서 언급한 드래곤 퀘스트 4의 경우 주인공인 용자와 갈등을 빚는 메인 빌런은 ‘데스피사로’라는 인물이고 이 인물을 해치우는 게 게임의 주된 목표가 된다. 하지만 게임의 후반부에 반전이 있다. 작중 데스피사로는 인간들이 자신의 연인인 로자리를 죽였다고 믿고 인간에게 복수하기 위해 각종 악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후반부에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다. 사실 데스피사로의 연인인 로자리를 죽인 인물은 인간이 아니라 ‘에빌 프리스트’라는 캐릭터이며 데스피사로는 이 에빌 프리스트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 인물에 불과하다. 진짜 흑막은 에빌 프리스트였던 것이다. 그래서 게임 최후반부에 가면 데스피사로는 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피사로로 이름을 개명하게 되며 동료로 들어온다.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비록 피사로가 속아서 악행을 저질렀다고 치더라도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굳이 피사로를 동료로 받아들여줄 의무는 없다. 주인공의 지인을 죽이고 마을을 황폐화시킨 건 명백한 사실이니 피사로를 죽여도 게임 속 세계관 안에서는 정당방위일 수도 있다. 굳이 피사로를 죽이지 않더라도 동료로 삼아서 데려갈 필요는 없다(물론 성능은 게임상 최강이니 진행을 편하기 하기 위해서라도 데려갈 이유는 충분하긴 하다). 이런 경우 WRPG라면 피사로에 대한 처분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긴다. 플레이어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피사로를 죽일지, 살릴지, 동료로 삼을지, 삼지 않을지 등을 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피사로뿐만이 아니다. 주인공의 동료로 나오는 인물 중 아리나 일행 같은 경우 스토리 상 굳이 동료로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저 데스피사로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동료로 같이 행동하게 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2장의 아리나 일행에 대한 이야기를 전부 스킵하고 아리나 일행을 동료로 받지 않는 대신 다른 파티원만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는 없을까. 어차피 게임 시스템상 파티원은 최대 4명이니 모든 파티원을 다 써먹기도 어렵다. 선택권을 줘도 게임 진행에 크게 무리가 없는 이유다.


하지만 캐릭터성과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에 치중한 게임들은 게임 내에서 이런 선택지를 주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게임 외부의 캐릭터 설정에 ‘이 캐릭터는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라고 써붙인다고 해서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몰입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캐릭터에게 몰입하기 위해서는 작중에서 캐릭터가 내뱉는 대사, 캐릭터를 둘러싼 상황, 캐릭터의 가치관 변화, 이야기 내에서 캐릭터가 보여준 행동 등 잘 짜인 플롯의 힘이 필요하다. 그래야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설정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면서 플레이어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수용자의 공감이나 감정적 일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진짜처럼 모든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하는 응집성이 필요하다"라고 에델스타인이 적절하게 지적하듯이 말이다. 처음에 들었던 사례처럼 A라는 인물에게 B라는 물건을 갖다 줘야만 하는 이유도 단순히 정해진 각본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주인공과 A와의 갈등, B를 가져오면서 B가 사실은 다음 이야기의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게임 내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줘야만 이야기에 개연성이 생기게 되고 캐릭터의 디테일이 살아나는 것이다. 만약 정해진 플롯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위에 들었던 사례처럼 B를 A에게서 훔쳐낸다든지, 그냥 돈을 더 얹어 주고 B를 구입해 버린다면 주인공과 A 간에 마련해둔 각본은 전부 휴지조각이 되어버리며, 그만큼 캐릭터 간의 갈등관계를 자세하게 묘사하기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렇듯 캐릭터의 디테일과 다양한 상호작용 요소의 구현 사이에는 일부 상충하는 지점이 있다.각6) 게임은 상호작용의 매체라는 점에서 생각해본다면 캐릭터성의 강화가 꼭 게임계에 긍정적인 측면만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고 보는 것도 전적으로 무리한 해석은 아니다.


사진은 <다키스트 던전>(2016). 캐릭터의 소모품화라는 고전 WRPG의 전통을 훌륭하게 계승한 작품 중 하나다.

캐릭터성과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에 정해진 플롯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했다면 왜 과거 WRPG가 캐릭터를 전략적 소모품으로 취급했는지,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가 아니라 어떤 하나의 퀘스트를 해결하거나 복잡한 던전을 돌파하는 식으로 게임을 이끌어 나갔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퀘스트나 던전은 개발자가 플레이어에게 내주는 일종의 문제에 해당하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맡긴다. 다양한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오픈월드, 비밀문을 여는 열쇠, 기름이 가득 차있는 기름통과 같이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수많은 오브젝트 등은 플레이어가 자율적인 판단하에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작용한다. 캐릭터 역시 수많은 문제 해결의 도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 고전적인 게임으로 비유해본다면 바둑의 바둑알, 장기의 장기짝, 테트리스의 블록과 같은 역할일 뿐이다. 당시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Min-Maxing 플레이가 유행한 이유다.각7)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비롯하여 게임 내에 존재하는 여러 도구를 활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풀면 된다. 플레이어를 통제하거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반면 캐릭터성과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를 위주로 내러티브를 이끌어 나가는 JRPG는 그 특성상 꽉 짜인 플롯과 캐릭터의 입체성을 살리기 위해 플레이어의 동선을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다양한 상호작용의 구현이 어려워지며 플레이어는 정해진 이야기에 강제로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JRPG는 캐릭터와 드라마틱한 플롯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얻은 대신에 플레이어가 스스로 생각하여 게임 속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능동적으로 게임 속 문제를 해결하며 엔딩을 향해 나아갈 자유, 즉 문제 해결의 자유를 잃어버리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다. 이 문제 해결의 자유야말로 WRPG 플레이어들이 ‘자유도’라고 부르는 불명확한 개념의 정체다.각8) WRPG 플레이어들이 흔히 말하는, "JRPG에서 플레이어는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서사시의 주인공이 아니라 그저 주어진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관객에 불과하다"라는 비판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JRPG 플레이어 입장에서 보는 WRPG는 어떨까. 이번에는 WRPG의 형식적 특징을 가지고 게임을 비판하게 된다. 앞서 비선형 퀘스트 같은 경우 기-승-전-결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기-결로 바로 갈 수도 있고 기-승-전-결을 넘어 몇 단계를 돌아서 갈 수도 있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게 WRPG다.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무수한 선택을 통해 플레이를 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인과관계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각9) 하지만 플레이어가 인과관계를 만든다는 개념은 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기존 매체의 내러티브에 익숙한 플레이어에게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다. JRPG 중에서도 지극히 선형적이며 문제 해결의 자유를 제한한 대신 드라마틱한 플롯과 영화적 연출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파이널 판타지 10(2001)>을 사례로 생각해보자. 작중 주인공인 티다의 목표는 아버지를 만나고 신을 죽여 본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히로인인 유우나를 비롯하여 여러 동료들과 함께 자나르칸드로 향하는 모험을 떠나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자나르칸드에서 유우나 레스카(히로인인 유우나와 다른 인물이다. 유우나의 선조 격)를 만나고 나면 알 수 있겠지만 사실 신을 죽이기 위한 궁극 소환수라는 요소는 그저 또 다른 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시점부터 궁극 소환수를 부를 수 있는 소환사인 유우나의 존재는 내러티브 상에서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JRPG를 플레이하는 WRPG 플레이어라면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자나르칸드 이후부터 유우나를 주인공 파티에서 제외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지는 처음 유우나를 만나게 되는 비사이드 마을에서부터 유우나를 동료로 데려가지 않고 바로 자나르칸드로 갈 수 있도록 선택지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따라서 기존 WRPG라면 유우나를 동료로 데려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를 주거나 내지는 바로 자나르칸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오픈월드 시스템을 구현해 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플레이는 JRPG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이야기에는 기-승-전-결 구조에 따라 정해진 플롯이 있고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작중 내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떡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바로 자나르칸드에 가서 유우나 레스카를 만나거나 신을 바로 만날 수 있다면 이야기의 개연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JRPG 플레이어들이 WRPG의 문제점을 들 때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텔링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JRPG와 WRPG의 특징을 구분해놓고 본다면 그 비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의 자유 자체에 의문을 품는 JRPG 플레이어들도 있다. 아무리 게임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고, 넓은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만든다 할지라도 게임 기저에 깔려있는 정해진 규칙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WRPG가 J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게임 진행이 가능할지라도 어디까지나 개발자와 개발자가 정한 규칙이라는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으므로 진정한 자유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그래서 문제 해결의 자유라는 개념은 허상에 가깝다고 보는 플레이어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 WRPG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도구들과 오픈월드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혼란을 주는 요소에 불과하다. 너무나 과도하게 주어진 자유는 오히려 플레이어에게 제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례로 울티마와 위저드리를 비롯한 고전 WRPG의 명성을 듣고 도전해본 수많은 JRPG 플레이어들이 존재하지만, 정해진 노선이 보이지 않다 보니 게임을 진행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감상은 JRPG를 좋아하는 여러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WRPG 플레이어들은 JRPG의 선형적 진행과 줄어든 상호작용, 단순해진 게임 메커니즘을 비판하며 직접 손잡고 엔딩까지 데려다주지 않으면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한다고 조롱하곤 했다. 게임 속에서조차 누군가가 시키지 않으면 스스로는 아무런 진행도, 플레이도 할 수 없다면서 JRPG 플레이어들을 스스로 사고할 능력이 없는 바보로 취급한 것이다. 반대로 JRPG 플레이어들은 WRPG 플레이어들이란 일종의 선민의식에 빠진 엘리트주의자들이자 불편함을 찬양하는 변태적 마조히스트에 불과하며, WRPG의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과 복잡한 퍼즐적 요소들은 그저 게임의 직관성을 떨어뜨리고 이야기의 개연성을 망칠 뿐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두 팬덤은 갈라선 채로 상대방이 즐기는 게임들을 헐뜯고 싸우기 바빴다. 두 게임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배울 점은 무엇이 있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서로의 게임을 전혀 인정해주려 하지 않았다. 그저 싸워서 무찔러야 할 '적'일뿐이었다. 둘은 RPG라는 동일한 껍질을 두르고 있을 뿐 속은 전혀 다른 게임이었고 각자의 길을 걸었다. 마치 현실정치의 좌우파처럼 말이다.


- 3부에서 계속

(참고문헌은 하나의 챕터가 끝난 이후에 한꺼번에 첨부합니다)


각1) 개발자 인터뷰에서 본인들이 직접 인정한 사실이다. 다만 이 글을 전부 읽어보았다면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드래곤 퀘스트는 울티마와 위저드리를 단순화시키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고 드래곤 퀘스트만의 차별성과 장점을 갖추는 데 성공한 작품이다. 파이널 판타지 역시도 비슷한 맥락이다. WRPG와 JRPG 모두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게임일 뿐이다. JRPG를 WRPG보다 열등한 게임으로 취급하려고 쓴 글이 아니니 이 점을 반드시 명심하여 글을 읽어주기 바란다.


각2) 위저드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의미다.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의 퍼즐과 함정이 단순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각3) 일명 파고들기(야리코미) 요소라고 부른다. 파고들기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룰 온라인/모바일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볼 예정이다.


각4) 타이의 대모험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번역 오류다. 실제로는 다이의 대모험이 정확한 번역이다.


각5) JRPG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간의 상호작용과 WRPG에서 사용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작용은 구분되는 개념이다. 전자는 게임 플레이에 즐거움을 더해주는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을 지녔다면, 후자는 적극적으로 게임에서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에 가깝다.


각6) 이론적으로는 비선형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추구하면서도 캐릭터성을 살릴 수 있는 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추후에 본 책의 다른 파트에서 더욱 자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각7) Min-maxing 플레이는 콘셉트 플레이를 중요시하는 TRPG 플레이어에게 배척당하는 경향이 있으나, 게임을 고난도로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반 강제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 방식이기도 하다.


각8) 초기의 자유도 개념은 문제 해결의 자유로 설명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의적 의미를 띠게 되었다. 게임마다 상이한 디자인의 차이로 인해 자유도라는 단어의 개념 역시도 의미가 여러 개로 분화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개념 역시도 더 자세하게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각9) 이 역시도 다른 챕터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본 글이 다루고 있는 영역을 넘어가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 챕터 안에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용어설명

1. 기믹 : 원래는 상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특이한 전략, 또는 그 전략에 이용되는 독특한 특징을 의미하지만, 게임에서는 특정 요소(몬스터, 함정, 퍼즐, 콤보 등)의 동작 패턴・진행 메커니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2. 오브젝트 : 플레이어 캐릭터가 상호작용이 가능한 모든 도구를 뜻한다. 기본적으로는 보물이 숨겨진 상자에서부터 빗자루, 프라이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3. Min-Maxing : minimizing-maximizing의 약자. 캐릭터를 생성할 시에 해당 직업이 필요한 능력치는 최대로 설정하고, 필요 없는 능력치는 최소로 잡는 플레이 방식을 뜻한다. 가령 전사의 경우 힘이나 체력은 최대한 높이고, 지능 수치는 최소로 낮춰서 캐릭터를 만들면 Min-maxing 플레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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