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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또 Apr 19. 2020

[일상첨화#5] 혼자서도 둘이서도 즐거운 포탈2

코로나로 인해 방탈출 금단증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일상첨화 [日常添畫] : 사진을 더한 일상을 매일 기록하는 개인 프로젝트입니다. 별 것은 아니고, 하루에 가장 인상 깊은 사진 하나를 골라 주절주절 쓰는 일기장입니다.


장소

우리 집 컴퓨터방


날짜

2020년 4월 18일 저녁 11시


날씨

아주 맑았고 밤에는 은근히 추웠다



우리 신혼집은 방 하나가 온전히 컴퓨터방으로 할당되어 있다. 나는 게임을, 남편은 방송을 위해 갖춘 성능 좋은 컴퓨터를 각자 들고 왔기 때문이다. 보기에도 그럴듯하게 pc방에서나 찾을 수 있을 법한 컴퓨터 의자도 커플로 맞추어 두었다. 구색이 완벽한 컴퓨터방이다.


하지만 이런 장비들에 무색하게 우리 부부는 게이머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나의 경우는 오버워치를 비롯해 몇몇 게임들에 너무 과하게 빠져본 경험 탓에 쉽게 게임을  시작하지 못한다. 남편은 반대로 깊이 게임에 빠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게임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다.


이런 서로 다른 성격 덕에 오히려 같이 게임을 하면 시너지 아닌 시너지가 발생했다.(?) 내가 조금 과하게 게임에 빠질 성싶으면 남편이 게임을 그만둬 버린다던가, 게임을 잘 모르는 남편에게 이런저런 게임을 내가 소개해주고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곤 한다. 그렇게 우리 부부가 지난 일 년 간 같이 즐긴 게임은 스타듀밸리, 돈스타브, 그리고 최근에 입덕 한 포탈2다.


나는 3년 전쯤엔가 추석 스팀 대할인 때 매우 저렴하게 포탈 2를 구입해서 설치해두었고 그 후로 시작을 해볼 생각도 못했다. 사실 무슨 게임 인지도 모르고, 친구의 추천에 의해 여행 가던 길에 휴대폰 스팀 앱으로 구입했었다. 그 후로 썸네일만 보고 RPG 류인가 싶어 손이 가지 않았는데(역시 시작하기 두렵기에), 최근에서야 코옵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인 걸 알고 남편과 부랴부랴 시작해버렸다.


정말 이 게임에 대한 개념도 스토리도 방법도 1도 모른 채로 시작해 버린 우리는 포탈 설치하는 데만 거의 십분 넘게 헤맸고, 자꾸 이상한 데로 들어가서 죽어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플레이하면 할수록 우리는 뭔가 익숙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니, 방 탈출이잖아 이거!!


방 탈출 마니아인 나와 그런 나와 놀아주기 위해 방 탈출을 좋아해 주는(혹은 척해주는?) 남편은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예약해둔 방 탈출도 모두 취소하고 침울해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이런 완벽한 게임을 이제야 발견하다니. 3년 간 내 컴퓨터에서 잠자고 있던 이 보석을!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문을 열고 포탈을 사용하며 퍼즐을 풀어내는 포탈2는 방탈출이 주는 짜릿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이 게임을 못할 때는 싱글 플레이도 진행해보았는데, 좀 더 스토리텔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멀티 게임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혼자서도 둘이서도 즐길 수 있는 스팀 게임으로는 포탈2를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대부분의 게임이 그렇겠지만, 그 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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