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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6. 2019

인연의 바다

- 이별의 하늘

인연의 바다

- 이별의 하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인연의 바다에서 너를 만나

사랑의 배를 타고 떠나갔다


네 마음 기쁠 때  

우리들 배도 함께 출렁거리고

내 마음도 한없이

날아오르는 갈매기의 꿈이 되어갔다


이별의 하늘에 빠졌을 때

떠난 자의 고통에 한숨짓는

 마음에 더 한없는 슬픔에 잠기고

영원한 바다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되어갔지만


우리들 배는

성채 안에 성이 되어 더욱더 견고해지고

같은 방향에 노 저어 가라 가고 있었는지도 른다


뜨거운 태양 아래

맑은 네 눈물보다 투명한

마음 꽃 피울 때

향기도 점점 구름 일듯이 잃어갔고


태풍에 나뭇가지 찢기는 아픔도 감내할 때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끝에 도전한

어느 작은 단세포 동물에 비할 데도 못하는

떠나는 육신들과 영혼들의 집합체


그들을 위해 망망대해 숲길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고


이미 낙오된

희망을 잃은 굴레의 태양들을 불러 모아

지금쯤

머나먼 정글 숲을 헤쳐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연의 끝에는

인연의 바다가 있었고

인연의 바다를 뒤덮은 인연의 하늘이 있었다


그위에 잠시 머문 그대와 나

폭풍우 치는 장막을 거두고 햇살에 가르는

이미 배 뒷머리의 꼬리 자르듯

그 장엄한 바다를 가르듯 어둠을 둘로 나뉘었다


떠돌다 떠다니는 저 하늘에

지나는 구름 한 점에 벗 삼을 거라 여겼었지만

부랑자 마음 따라 떠가는 이내 한 몸도

망향의 신세타령도 하지 않을 거라 다짐하였건만


늘 언제나 그대 머무를 곳이

그대 낙향의 신세도 아니요

그대 아닌 다른 사람이길 바랬었지만

언제나 그 몫은 나만의 섬으로 남게 되었다


그대여

사랑도 좋다마는

이별의 마음 앞에 속절없었서라


그대

떠남도 좋다마는

기다리는 마음 앞에서도 부질없었세라


수가지 수천 상의 그대 얼굴에

그래도 마음은 하나였던 그대


슬픔이 때론

독화살처럼 가슴에 꽂혔와

사랑의 과실주에 익혀

독주의 독배를 마셨된 기억들

애주가에 취한 사랑의 노래도 불러보지 못하였다


그대 떠나고

순수했던 마음도 지나가고

그대 기다리며 넋두리에 지낸 날들에

사랑했던 세월을 탓하는구나


지난 무상한 세월도 떠나가고

무심한 세월 탓에

정초 없이 또 달려왔던

지나간 마음도 멈추어 버렸다


올 괴불나무
생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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