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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27. 2019

탈피된 인연(행운목)

-그대와 나(7년)

탈피된 인연(행운목)

-그대와 나(7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진달래의 예정된 마음을 두고

피어난 꽃이 행운을 안겨다 주는

행운목이 그대였으면 하오


지금 당장 벚꽃의 마음을 품었으면

꽃 필적에 마음도 님의 마음이 아닐는지요


철쭉의 기다리는 그 붉은 마음이

님의 마음이 아니라면

대신해 줄 붉은 태양 아래

그곳을 스쳐 지나간 나그네의 마음이

또한 그대의 마음이 아닐는지요


머지않을 곳에 있을

기다림이라는 사랑이 찾아올 거라 여기면서도

꽃들의 만찬에 초대될 운명을 기다리는 것이

곧 있을 피어나는

봄 마실 마중 나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기를 바라는

그대의 변덕스러운 봄바람이 그대 마음이 아닐는지요


그대의 마음이 늘

다른 꽃들의 베풀 향연에  당연히 초대될

머물다 마는 운명이라 다가올 때면

그때도 그대의 선택은

금세 피어났다 지나고 떠나가는 봄꽃의 마음이요  

아니면 기나긴 기다림의 인내를 달관하는

행운목의 마음이라 부르면 되겠소


그대 웃음도 안개꽃처럼 피어났다

안개 걷히듯이 사라지다 마는 웃음이 아닌

망초대 꽃이 안개꽃처럼 피어날 때의 마음이

그대가 간직한 예전에 마음이 바랄 뿐이라오


그때쯤이면 피어나는 그 꽃이

아마도 그대의 마음에 예전에 녹아든

목련화의 마음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떠나간 마음

기다려온  마음

그리고

그리워했던 마음에

그대 곁에 두고 잊힌 세월이 7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소


정을 두고 남기고 간 세월이

내 옆에선  잊힌 시간들 마음보다

고뇌의 숲은 아직 미로처럼

그 모진 세월 동안 참고 기다려온 현실에서


매일매일 너와 사랑을 나누던  시간들

나를 대할 때처럼  너를 품으며

나를 보듬을 때처럼 너를 안으며

창가에 햇볕 쪼이고


매미의 인생이 그대 인생이라면

8년의 인내에 지하 1m의 층을 뚫고 나와

1주일의 생을 마감해야 하는

진정 그대가 원하는 매미의 일생이라 일컫고 싶은 게요


그 몸부림이 얼마나 처절할지는

그대가 내 곁을 떠나고 난 뒤에

내 눈에 닭똥 같은 눈물이 우박처럼 내릴 때를

그대는 기억하는지 모른다오


그대의 삶이 고작 7년의 고운 햇살을 품고

낮에는 그대의 살결보다 더 희고 고은


밤에는 님의 눈동자보다 더 밝게 빛나는

행운목의 꽃이 필 때를 기다리는 마음을 염려해둔다면

지나온 기다려온 삶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용서할 줄도  알아야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던 저 별들을 

늘  품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오


그리고 백합보다 더 짙은

 화장보다 더 향기롭고

그대 항수보다

더 매혹적인 자태로 교태를 부리며

나를 이끌게 만드는 페로몬 향수도

진정 그대의 향내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랍니다


7년만에 피어난 행운목 꽃

2019.3.26  덕수궁 돌담길 봄 마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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