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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풍농월(吟風弄月)

- 도화 꽃(桃花)과 이화 꽃(梨花)

by 갈대의 철학

음풍농월(吟風弄月)

-도화 꽃(桃花) 이화 (梨花)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도화(桃花)에 물든 달아

네 마음 이화(梨花)에 두었으니

그대 마음 달빛에 물든

도화(桃花)의 마음을 닮았구나




도화(桃花)에 물든 달아

달 쫓던 지난 마음에

네 마음 둘 곳을 잊었는가

이화(梨花) 몰래 숨겨둔 마음인 것을


달 없는 그믐달 밤에

네 마음도 기울고

금세 도화(桃花) 마음에 물들여간지가

달포도 지나지 않았거늘


도화(桃花)에 물든 마음은 어이하고

다시 이화(梨花)가 질 때를 기다려 달라는

그대 마음은

정초 없이 떠돌다

바람과 같은

나그네의 마음을 곁에 두었구려


달빛 서리고 이화(梨花) 열매가 맺힐 때를

그대 기다려온 마음이라면

내 마음 달빛에 젖어들기 전에

애당초 도화(桃花)에 물들지나 말았을 것을


내 마음은 이미

도화(桃花)의 마음을 품었는데

그대 지금도 달빛 어린

이화(梨花)의 마음이

피기 시작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

어떠한 마음의 바람이 불어왔소


야속타 못해

차라리 예전에 물들인

그 마음을 쫓지나 말 것을

지금에야 후회한들 뭐하겠소


진정 내 마음 녹이고

그대와 지난 여름날에 뜨겁게 달궈진

봉숭아꽃에 다시

그대 마음을 물들이려오



2019.4.18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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