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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2. 2019

변덕(變德)

- 요 변덕(妖變德)

서곡저수지

변덕(變德)

-  (妖變德)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몽우리 맺힌 벚꽃에

하늘 가지에 걸쳐있는 마음을 두었더니

불어오는 봄바람에 

나의 마음은 흔들림에도 굿굿하더


바로 옆 가지 활짝 핀 벚꽃들에

떨어져 날아가길 기다리는 마음이

떠날 기세에

의기양양하는 자태로 움 보다 더하여

그대 빨리 핀 마음은 

밝은 살 드리워도

그새 참지 못해 제 몸을 털어내더라


봄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며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제 몸을 억지로 춤추기에도 부족한지라

불어올 바람을 맡길 채비에

저 하늘 높이 날아드는 구름에게 맡기었다


이에 내  마음은

어느 곳을  선택하랴


주체할 수 없는 격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피어오를 기세의 꽃몽우리는  

떨어져도 가까이 멀리 날아가지 못해

그대 품속이라


떨어지면 금세 봄바람에

나풀거리며 떠날 그대 마음인 것을

아주 작은 마음에도

날아갈 준비에 멀리 씨앗을 뿌리려 하더라


가까이 다가섬은

봄의 끝 자락을 털어 내기  

사랑끝없는 마음이었던가


그대가 말한다

하늘에 날아가는 새에게

다음 생을 기약하는 것이라고


너의 마음에 

간절함이 묻어나고 베어나기 위한

마지막의 처절한

교태로움의 몸부림이 될 거라고


위태로움을 지킬 있는 마음과

없는 마음  

두 가지를 가지지  못해


그대 마음 변할 때는 

푸른 하늘을 다가

나를 만나지 못하면

금세 먹구름이 되었다가 


저 하늘 봄바람에 실려가는

아득한 지천에 걸쳐놓은

또  다른 바람의 한 점으로 남기 위한 

발걸음이 되었다


2019.4.20 서곡 저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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