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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1. 2019

같은 길(치악 금대리 트래킹)

-  다른 마음

같은 길(치악 금대리 트래킹)

- 다른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같은 길을 걸어

매번 보이 것은 그대로이 

변한 것은 그대 마음이었더구나


여보시게나

세월을 탓하시게나

너의 마음이 항상 거기에 머물겠지만

 마음은 멈출 수가 없었더구나


바람이 불어오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떠나자


새소리 물소리 들려오면

그대가 머물던 곳으로 가보자


그리고 나는

그대 숨 쉬는 곳으로 떠나리


그대가 이 꽃길을 걸으면 

나의 발걸음은

 님일랑 착각하여  

그 길을 사뿐히 지르밟고 갈 거다


그대 가는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좋네라


구멍  마음의 상처가 

더욱더 아물 수 있도록

장미의 가시에 

찔린 의미를 되새겨 볼 거다


그대 걸어가는 이 길이

모난 돌이면 어떠하며

구부정한 허리춤이면 어떠하


누군가에게서 걸어가는 이 길이 

길이냐고 물어오면

나는 예전에

내가 알던 그 길이 아닌 듯싶소만


아마도 그 길이

예전에 그대와 함께 걸어갔 

꽃밭 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길이

그대와 내가 마지막으로 걸어간

길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며

다시 그 길을 따라나서겠소이다


홍매화
조팝나무
꽃다지
애기똥풀
현호색
도화꽃
냉이꽃
수샹버들
달래 형제들
다릅나무 박달재 표주박
벚꽃 낙화
조팝나무
벚꽃길
흰매화
노란민들레
민들레 홀씨

2019.4.20 치악 금대리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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