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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8. 2019

청풍명월(淸風明月)

-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희롱하러 떠나왔다네

비봉산 정상 전망대에서 청풍호수


청풍명월(淸風明月)

-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희롱하러 떠나왔다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흘러가는 구름 벗 삼아

음풍농 시 한수에 노래를 읊고

구름 떠나가는 곳으로 가다 보면

청풍명월에 닿으려오


이내 몸 떠나오고

여기 찾아온 지 몇 해가 되어가는데

휘영청 달 밝은 밤에 

청풍호에 님 얼굴 떠오르면


그곳에 도착하여

뱃고동 소리 지척에 울리기 전에 마중 나가 

청풍 나루터배를 불러 모아

옥순봉에 떠오른 

달을 바라보며 노래 부르리


바람을 벗 삼으면 청풍명월에 도착하려나

바람이 머무는 곳이면 님 계신 곳이려나

청풍호에 달 드리우 

나는 예전에 30리 벚꽃길 따라 거닐던

그대와 이 길을  다시 걸어

달을 희롱할 거외


이 물길 따라나서면

저 멀리 바라보이는 것이

구구만리 타향살이에 망향의 동산이 그리운

내가 묻힐 고향이 되련다


청풍호에 숨은 달아

꼭꼭 숨거들랑

내님 눈물 어린 가슴 울게 한

청풍 물태리에 떠오른 달 기우는 마음에

 마음 비치는 달 밝은 달을 기억해다오


그럼 저 끝에 보이는 낙락장송에

달 걸쳐있는 마음 하나 걸어두어

지나가는 뱃고동이 울리면

마음 하나 청풍호에 떨어뜨리리


그래도 님 소식이 없거들랑

옥순봉에 떨어진 달을 구담봉에 떠나보내

어진 그대 마음을 거북이에게

건져달라 부탁하려오


새벽안개 드리운 청풍호에 햇살 드리우고

구름 위에 걸쳐 있는

다리가 청풍대교인가 싶어 달려가서

청풍명월에 청풍호라 일컫어

 너를 맑은 파란 하늘 아래 드리워진

네 모습을 기억하리


그곳에 도착하여 네 품에 안기어

나는 예전에 너를 불러보지 못한

너를 해미청(海美淸風)이라 부르고

바다의 넓은 마음을 지녔으니

미명(海美明月)  부르고 싶다


그때는 아마도

지난가을 지나

붉은 단풍이 드는 겨울맞이에

때 늦게 찾아온 마음을 두었으니


나는 그때를 회상하며

청풍명월이 바로 여기로구나 하여

시름에는 옥순봉에 두고

시름이 깊어질 때는

구담봉에 내 마음을 떠나보내오


네  찾을 길 없는 

그믐달 밤 칠흑이 엄습한 겨울지나

해 다시 찾은 봄을 회상하며


타고 떠나온 

240여 리 길 달려온 아라리 물살 길에

마음도 따라 지나오면


여기가 산천이더냐

여기가 속세를 떠난 그곳이더냐

육지 타향살이 길에 구비구비 돌아

돌아서는 고갯마루마다 사연도 많다 하여

어지러워 쉬어 넘나 가라 하네


네 품을 곳이 이곳이련가

아득한 망상에

님 계실 곳을 찾아 헤매다 보니


어느 이름 외딴 작은 섬 하나에

멀리 낙락장송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이곳이 바로 내가 너를 찾아 헤매고

애타게 기다리던 청풍명월이로세


비봉산 전먕대에서 바라본 청풍호
청풍 모느레일 정상코스 25분
제천 모노레일 45도 경사각
청풍호수

2019.4.26 제천 청풍명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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