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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4. 2019

추억

- 회상

계명산 정상에서

추억

-  회상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여 그대가

가장 힘들어하였을 때

가장 아름다웠순간들을 떠올려 보아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생각나고 

무엇이 남는지를


그때가 아마도 

그대와 내가 사랑 굴레에 묻혀

가는 세월에 무심하고

세상의 순리와 이치를 논하기 시작하면서

진지한 대화의 이야기 꽃을 피울 때였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그저 무색할 정도로 의미를 부여했던 시절

사랑의 올무가 

장애물로 인식되는 것도 잠시였지만

이루 헤아릴 수 없었던 마음은

무척이나 가슴 아파했었습니다


밤하늘 무수히  떠있는 수많은 별들에 

사랑의 증인이 되어준 별빛

는 길이 멀다 하여

그대 마음 달래줄 유일한 벗인 달님도

우리들 마음을 하나로 달래어 보기엔

역부족인 현실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그대라는 왜곡된 진실이

한 몫하게 만들기도 하면서 말이에요


그대와 나와의

새로운 장르의 미완성이 되어준 기억의 소자들


마무리가 되어버리기도 전에

다가올 여운의 결말을 미리 예견하고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의 결말은

 이별의 장벽이 되어가고

만남이라는 과정의 지남철은 

다시 윤회라는 업보로 다가와 버렸습니다


그대여 그대가

가장 슬퍼하였을 때

가장 행복하였던 순간들을 기억해 보아


사랑했던 마음 앞에

얼마나 더 많은 아픈 사랑을 했었는지를

그것이 우리들 미래를 갈라놓을 줄은

꿈에몰랐었습니다


그때가 아마도

우리들 사랑의 진실공방이

하루도 거르지 않은 날들없었던 것처럼


천지개벽에 놀라움에

작은 소중함도 잊힐까 두려워

매번 달라지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입장에서 달관하고 

이야기했던 날들이 많았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럴 때는 그저

하늘 탓만 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그렇게 무심했던 하늘 조차 외면한 하늘

지난 세월에 떠밀려 온 날이라고 부하면서

그저 피식  웃어보기도 하면서 말이에요 


그대여

지금은 옛 추억에

옛사랑에 눈물짓지 아요

눈물은 그대 슬픔의 감정에서 

잠시 흐른 듯이 하겠지만


마음의 눈물은

그대 내면에서 흘러내려

영혼의 눈물이 되어가듯이

그대 눈물 흘리지 않아도

그대 눈동자만 바라봐도 좋았었던 지난날


이제 그 자리를  떠나고

잃어버린 후에야 지켜가야 하는 모양새가

그대 빈자리에 남겨진 거울  앞에 서면

왠지 모를 아련한  굴뚝에 연기 피어오르듯이

 새 둥지를 트는 마음이라는 것을 


겨울 찬바람 불어올 때면

의당 히 그 마음도

알 수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그대여

그러니 더 이상의 아픔에

슬픔은 담지 말아요


이 모두가 제 탓에서 비롯되어 온 현실에서

그대는 한낱 봄바람에 실려오는 소리에

아주 낯익어 익숙지 않은

낯선 이방인이 길을 물어 왔을 때처럼


아주 가녀린  

이 봄비 지나 찾아올

호수 위에 피어날 안개비를 맞으며

저를 믿고 따라온  품에 안겨온

파랑새였을 뿐이에요


그대여

이제는 그러한 염려된 마음은

더 이상은 갖지 말아요


어떠한 마음이 생겨도 

그것은  어쩌면 늘 닥쳐왔던

그대와 나의 시험대일 뿐이에요


그때는 그 마음에 다시 동요가 일면

일시에 흐트러졌던 마음이 생겨서

다시 모이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제 탓이라  말해주세요


그러면 지난 추억에

먼 훗날은 회상이 되겠지만

그대 곁에 다시 찾아올 거라는 희망이 있어

나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호수 위에 노니는 새들과

이름 없는 꽃들에게도

마지막 인사를 건네어 본 즉 합니다


계명산 정상에서
충주 호암지

2019.4.19  충주 호암지 &계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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