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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9. 2019

간사한 마음

- 들켜버린 마음

간사한 마음

- 들켜버린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지난겨울 견디 떠나온 

그대 마음은

봄바람이 불어와도 살갑지가 구나


지난겨울이야기에 묻어난


첫눈에 

첫사랑을 고백하고


상고대에 

첫 마음을 건네주고


첫 눈꽃이 안겨준

마음에

첫 정을 나누었다


지난겨울이 모두 녹아

 눈물 흘러 흘러 강물이 되어 떠나

바다와 만난다지만


우리는 얼마나

떳떳한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우리들 사랑이

첫사랑 이길 바라는 그대

그럭저럭 봄을 맞이하는가도 싶더니


그 긴 겨울들

이겨낸 마음은 어딜 두고

돌아오는 따뜻한 봄바람에도

의지도 못한 채 떠났어야 하였나


너의 겨울만큼 매서움을 이겨낸

찬바람마저 떠나보내고 

소용돌이 없이 돌아온 굴곡된 마음만이

아지랑이 피어나는 마음을 지니게 하였구나


불어오는 봄바람에

한가닥의 희망이나마 남겨두고

떠날 마음이라면


애당초 너의 배려에

건져보려는 나의 심이 생기지도

작은 봄바랑에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너는 오히려 입하立夏의 마음에

곧 여름의 길목에서

봄을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진작에 그대 마음 헤아리지 못한

어리석은 마음은

불어오는 훈풍마저

너를 이곳으로 인도하여도

너의 마음이

봄꽃 앞에 설익지 못한 마음과 같구나


꽃몽우리의 마음을 지니고도

감추기에 급급한

봄바람에 피어나지 못할

운명된 마음지녔어도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내 마음이

겨울보다 춥다고 말하는 그대보다


 마음의 겨울을 떠나보내

이듬해 다시 피어나는 잡초의 삶보다 질긴

민들레 홀씨 되어

네 곁으로 떠나가 기쁨이 더 한량없다


복분자
현호색과 애기똥풀
금낭화
황매화
겹사쿠라
자스민
애기똥풀
제비꽃
오랑캐 꽃
삼색제비꽃
은행나무꽃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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