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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26. 2019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강 따라 떠나는 마음

- 그리고 그대 마음도 흐른다(섬강에서)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강 따라 떠나는 마음

- 그리고 그대 마음도 흐른다(섬강에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굽이치는 섬강길 따라 거닐다 보

마음은 어느새

그대 마음이 되어 강물 되어 흘러 떠나간다




그대의 하늘은 하나여서

그대 마음 또한 하나일 거라 여기렵니다


그러면 그대 하늘이

제 거울 인양하며

아침에 해 떠오르면

밝은 그대 얼굴에 아침인사를 하고


저녁에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한없이 불타오르는

끝없는 사랑이 

기다림인 줄 알고 있을 거예요 


그대여 

불어오는 바람이

멀리 이국 타향 살이 같지만


바람도 하나요

나의 바람도 하나요

그러니

그대의 바람도 하나이길 바라는


지금도 제 마음에 불어오는 바람은

그대의 숨결이랍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살랑살랑 일령 져 오면

그대 내게서 재롱 피우던 그때를 기억합니다


증기탕과 같은 

습한 더운 바람이 불어올 때면


그대와 그 옛날 옥지기에서

한없이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사랑하며

내리는 빗소리에

묻혀간 사랑의 그리움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그대 마음처럼

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면

나는 익히 들려준

가을 노래를 불러본즉 하고


그래도 못 미더워 

애써 태연히 들어주던

그대의 한없이 바라보던

그 강이 야속하여

멈춰버린 노래를 더 이상 잇지 못하고


나도 저 흘러가는 강물 따라

넋 나간 사람처럼

여울진 물길만 바라보았습니다


지난겨울에 찬바람이 불어오던

식어가는 그대 마음 바라볼 때면


점점 매섭게 변해버린 그대 마음이

그해 차갑게 눈 내리던 소금산에 올라

굽이치는 강을 바라보는 마음이었을 


지난 어린 가슴 앓이 하듯 

감기 몸살에 떠는 차가워진 마음과 몸은


돌이킬 수 없는 슬픔으로 다가와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이

그대 눈망울이 되어

회상에 잠기어가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대여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아요


그대 따라가는 마음 따라

제 마음도

덧없이 흘러가는 구름 벗 삼아

그대 곁으로 떠나갑니다


섬강에  드리우면

그대가 에게 

환하게 웃어주

그때의 마음 기억하렵니다


섬강에 구름 떠가면

나는 그대의 배가되어

그대의 사랑이 머물던 흔적을 따라서

한없이 그대 곁으로 노 저어 가렵니다


그대여

바다도 하나이니


그대의 넓은 아량 된 마음으로

바다보다 깊은 마음을

저 하늘 구름에 돛대를 달고


불어오는 바람에

내  이 한 몸 싣고 떠나와

굽이치는 섬강길 따라 만날

아라리 뱃길  선착장에

그대 있을 거라 여기렵니다


구구만리 떠나온 마음 두고

하늘바라기에 기대어 


그리움 싣고

구름 바라기 기대어

덧없는 마음 싣고

바람 바라기 대어

기다림도 실어 보내면


아득히 흘러가는

저 섬강 물줄기 따라

 사랑도 싣고 떠나갈  


비로소

그대 마음 나의 마음이 한 마음 되는

강에 합수되어 바다로 흘러갑니다


 

2019.5.25 섬강 트래킹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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