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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24. 2019

개구리와 프라이팬

- 누가 개구리를 뛰어오르게 하였는가

2019.5.16 만종역에서

개구리와 프라이팬

- 누가 개구리를 뛰어오르게 하였는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너를 무어라 하지도 않았거늘

 너에게

한치의 톤도 올리지 았거늘

세상이 무어라 하여 

렇게 프라이 팬에 

살아있는 개구리를 뛰어오르게 하였는가

달궈진 쇠부리가 너무 뜨거워서

개구리가 팔짝팔짝 담을 넘어와서

프라이팬에 뚜껑을 덮고

이리저리 천정에 부딪히고 날뛰니

이번에는 너무 시끄럽다 하여 

매달린 뚜껑에 보조 손이 애처로워

이내 역할을 못하게 되더라

더 이상 그 위에 흔들리지 않을 거라

또다시 무거운 벽돌을 놓고 기다리니

이번엔 기름에 달달 아지는 소리가

시끄럽다 하여

주변에 한 꺼풀 철의 장막을 드리우더니

이게 웬일인가

그렇게 시끄럽던 개구리가 조용해지고

다행이다 싶었더니만

연기가 피어올랐지 뭔가

다행히 천장에서는

연기 감지기 센서가 동하여

알람이 울리고

스프링클러가 작동되고

온 천지가 이것으로 말미암아

천둥 요동치듯이 시끌벅적 비상벨 소리에

사이렌 울리는 소리까지

천지굿을 하지 뭐였던가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구태여 이렇게 까지 한

고작 이를 회피하기 위한 기술이었던가 말이다




세상이 아무리

기고 날뛰어 날아올라도

그대여

역사와 승자는 공통분모요

공동의 배를 타고 떠나는

망망 대해길을

  저어 가는 마음이랍니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편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대여

그것은 역사의 허상일 뿐이랍니다

승자 또한

역사에 의해 쓰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대여

이것은 쓰다만

미완성의 완본처럼 끝을 맺지 못하게 됩니다

마치 작가가

원고의 탈회의 마음을 두고

수십 번 수백 번 수정하고 고쳐 쓰는 것도

어쩌면 마무리에 대한

위로와 위안의 마음을  것과 같습니다

자가당착에 심취해 있는 마음이다 보니

그대의 마음은 슬퍼할 겨를도 없고

다른 이의 마음을 읽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만 되풀이됩니다

단지 화려한 뒤안길에는

언제나 찾아오는 허망감이 주는

잠시 동안 분수에서 뿜어낸 물줄기에 

넋을 잃고 바라보는 마음입니다

그러하니 그대여

그대의 마음을 이리저리

이끌린 채 따라가지 말아요

그렇지 아니하면

제 늪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르고

함정의 종착역에 도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치 거미가 거미줄을 치듯

아침이슬 머금은 거미가

먹이를 쫒아오는 곤충들을 기다리듯이

거미는 천천히 선구자의 길로 접어들듯 하지만

스스로 자기 늪에 빠지는 것도 모르고 

주변에 또 다른 포식자가 기다리고 있음을

배 부른 뒤에 오는 포만감에

배가 잔뜩 부르기를

기다리는 마음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를 곁에 지켜보던  

또 다른 생태계에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것도 잊은 채

몰래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모르는 거와 같습니다


이제는 배가 부르니 잠을 청해야겠습니다


덩굴장미

2019.5.23  덕수초 &광화문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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