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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는 마음

- 지고 피는 마음

by 갈대의 철학

피고 지는 마음

- 지고 피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너의 마음이

일찍이 피고 지고를 반복 한다

네 마음이 붉은 것은

붉은 수수밭에 피어오르는 사랑만이 아니다

해지는 석양에 심취해 있는 마음이라면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먼저 맞이하고 멀리 하지를 말아야 한다


그저 너는

불타는 사랑을 염두해 둔 것이기에

네 모습에 반해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라는


예전부터 이기적인 마음을 가져서

더 새로울 것이 없다

더 뜨거울 것이 못된다


내 마음 식을 때 너는 피어나고

내 마음 뜨거울 때 너는 식어간다

일찍 피는 꽃이 아니라 해서

꽃이라 부르지 못하게 한다


너는 말한다

자고로 꽃이란?

일찍 피었을 때

마음이 첫 마음 이냐

일찍 지는 꽃이

마지막 마음이라 불러보더냐 말이다


늦게 피는 꽃도

늦게 지는 꽃도 아니라서

꽃이라 부르지도 못하게 한다


그럼 나는 너를

무슨 꽃이라 부르면 되랴 물으니

나의 이름을 불러봐서 무엇하랴 되묻는다


그래서 나는 너를

들판에 피어나기를 바라는

야생화의 마음을 지니기를 바라고


이름 모를 한 떨기 그 꽃을 그냥

들장미도 아닌

찔레꽃이라 불러주었으면 한다고 한다


2019.6.7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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