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무를 보면서

- 상념에 잠기지 마라

by 갈대의 철학

한 나무를 보면서

- 상념에 잠기지 마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나무 사이를 바라보면서

걷지 마라

한 나무를 바라보면서 걸어라


한 나무를 보면서

상념에 잠기지 마라

나무를 바라보는 정감이

내게는 없다


나무가 홀로 서 있을 때를

기억해두자


주변에 아무도 없는

황량한 벌판 길을

너와 내가 마주 보며

다가서고 있다


그 중간에

나무를 바라보는

마지막 심정으로 다가서지 마라


그럼 난

네 발길 지난 자리를

또다시 걷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나무를 등지고 걸어갈 것이다


접시꽃
밤꽃
접시꽃
접시꽃
망초대(개망초)
들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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