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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10. 2019

어느새인가 하늘이 높아 보이면

- 가을이 오는 걸까(소금산에서)

어느새인가 하늘이 높아 보이면

- 가을이 오는 걸까(소금산에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느새인가

하늘이 높아 보이면

가을이 다가오는 거네


기다리는 나의 마음에도

떠나보내는 너의 마음에도


어느새인가

이 한낮의 무더위에 

절정을 달릴 때쯤이면

우리들 사랑도 뜨거움에 지쳐

가을이 다가옴에 기다림을 아는 거네


그렇게 뜨겁게 달구었던

우리들 사랑도 식어가니

지난여름이라 부르고


 마음도 시나브로 멀어져 가니

이 더운 여름도

더 이상 머물 이유가 되지 못하니

떠나가라 하는 거네


나에게 있어 

흘러내리는 식은 땀방울은

너의 마음에

다가오는 가을을 

더욱 빨리 오라 손짓하며


너에게 있어 

지난 뜨겁던 사랑도

수증기 되어 증발되어 사라지면


다시 저 끓어오르는 햇살에

이슬 되어 남겨진 너의 의미

 마음에도

여름을 더 이상 머물지 말라

멀리 떠나가라 지나가라 


소금산 정상에서

살방살방 불어오는 바람한테

인색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살랑살랑이다

흘러가는 저 하늘 구름에게도

궁색하지도 말라하네


내 몸과 마음은 이미

땀에 젖어오는 서늘한 기운에

남아있는 여름에 

잔정일랑 미련도 아랑곳하지 말라 하고

더 이상 기다릴 이유를 찾지 말라 하네


차갑게 떠난 마음에

차갑게 젖 셔져 오는  한 방울의 의미

송알송알 맺혀 떨어지는

마치 네 눈물 인양 

바다를 아무리 불러보아


지금 불어오는 바람일랑

식어가며 점점 메말라 가라 부르니

가을이 왔다고 감히 말하려 하네


소금산 404철재 계단
소금산 영지 애기버섯
벌집
노란 망태버섯
산나리꽃
소금산 스카이워크 브릿지에서

2019.08.10 원주 간현 소금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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