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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15. 2019

김장하던 날에

- 허리 으스러지던 날에

김장하던 날에

- 허리 으스러지던 날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밥 많이 준비했어

김장하던 날에

구수한 된장국은 보이지 않아


다른 반찬 건네기가

겉절이가 속절이 되면서


굴 한 접시 곁들인 맛에

누군가 언제쯤 찾아오겠지


시원한 굴 쌈에

소주 곁들이고

아련한 그 옛날 떠오를 때면


그 해 엄동설한에 잊혔던

뒷 텃밭에 묻어두었던 

묵은지를 내어


융숭하게 기다리던 귀한 손님오시면

숭늉 대접에 말아넣고

오돌톨한 이야기에

밤샘 지난 여름을 함께 떠나보내시구려


2018.11.3 어느 늦가을 시골에서 김장하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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