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다는 것은

- 사랑이 기다려진다는 것일 거야

by 갈대의 철학

가을이 온다는 것은

- 사랑이 기다려진다는 것일 거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 오고 자리

너의 진자리


지난여름

내 마음까지 앗아간 폭풍에

더 이상 풀이 자라지 않을 거라


그러면 네 마음의 자리에도

내 마음의 못다 채운

사랑도 채울 수 있을 거라


그대 방황의 그늘 아래

봄지나 여름 어느 계곡에 피어난

작은 바람꽃의 여생에

그대는 갈대 바람에 흔들리는

여심의 마음을 두었었다


태양이 다시 비추고

이 더운 바람이 잠시 멈추는 날

그대의 마음은 아직도 언저리

지난여름을 이야기하고 있다


뜨겁던 마음 앞에

사랑도 한 풀 꺾인

다가오는 가을바람에


네 사랑은 미쳐서

서글픈 계절을 맞이한다면서

더욱 을씨년스럽게 다가온


네 가을은 점점 짙어가는

가을을 맞이할 테지만

너는 계절을 잊고 사는 게 안타깝다


그렇게 해야만

너 자신을 위로받을 수 있는 거니


아님

스스로 포기하는 마음을

보여주기 위한

네 마음의 지나날들의 보상인가


젊은 날의 자화상이 웃고 있다

젊은 날의 초상화가 울고 있다


2019.9.1 가을을 기다리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