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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09. 2021

원앙새와 왜가리

가을에 떠나가는 것들

원앙새와 왜가리

- 가을에 떠나가는 것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짙어진 가을

농익은 가을바람에

떨어져 흩날려온 낙엽은

호수 위 파장을 일지를 않는구나


나도 너처럼

너도 나처럼

한쌍에 원앙새의 부러움을

바라보노라


자연은

그대 곁에 품에 안 기우듯

그대로인데


수평의 끝자락에서 흔들려와

잠시 뒤 호수가 안겨준 고요함에서

사랑의 물결이 일어나지 않는 마음


오래 머물려 왔던 진자리

차분함의 평화는 

고요함에 동경대상이로다


원앙처럼 사랑하면

어떠한 사랑이 되고

이별을 준비하는 사랑은

어떠한 마음가져야만 하느냐


이른 아침

참새가 새벽을 깨우고

재잘거리는 흔들림의 익숙함이 안겨준

깊게 우려내는 오랜 진국의  텃밭에

삭막한 청허의 마음이 들어서 간다


원앙새여

네 곁에 서있는 왜가리의 인생이

무엇이랴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어찌 하루가 멀다 하여

한시도 떨어져 있지를 아니하느냐


나는 오래전

기억의 저 편 끝에 머물다간 사랑

사랑을 할 때는 물 위에 걷는 사랑

왜곡되지 않는 진솔한  사랑을 벗하며


떠나가는 사랑이 더 이상의

슬퍼하지 싶은 사랑

같은 사랑이 다가오기를

간절한 계절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기다림을 다시 배워 가는 중이로소이다


2021.11.6  강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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