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
- 타인과 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내게 있어
타협을 염두에 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그대가 나를 부르기도 전에
자신과의 타협에
그대에게 먼저
다가가는 길이라 선택하려오
나는 저 하늘 구름이
서쪽으로 흘러가고
그 구름은
서해바다로 간다고
그대에게 말하겠소
그대는 저 불어오는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오고
그 바람은
동해바다로 흘러간다고 내게 말하였소
서로 의견이 분분해
지나는 이에게 재차 물어보았소
가는 길에
나의 길을 가는 마음에
왜 막아서 물어보냐고 되물었잖소
그러니 그 객은
이것저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구름은 동쪽으로 흘러가니
남쪽으로 간다고 하고
바람은 서쪽에서 불어오니
북쪽으로 떠나간다고 말하지 않겠소
허허
이거 영 종잡을 수가 없게 되었소이다
이제 보니 그 객도
나와 다른 타인의 발길이요
그대와 내가 나누던 언쟁은
타협의 실마리를
남겨두는 것이 돼버렸소
이제야 생각해보니
그곳에 가면 언제나 그대가 서있고
이곳에 오면 언제나
내가 걸어오고 있는
그 길목에 그대가 보이지 않았겠소
타협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때론 상인의 말이 되어가기도 하고
때론 누구나 할 것 없이
말을 먼저 꺼내놓아
배짱으로 살아가는
삶을 기다리기도 하니 말이오
타협을 상인의 마음을 둔 것이라면
때로는 손해 보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잃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며
때로는 후회를 하기도 하오
타협이라는 것에
욕심이 없다고 하면
서로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고
그 마음에
믿음이 있어야 하지 않겠소
타협이라는 것에
실망이 찾아오더라도
때론,
선의의 거짓말을
필요로 할 때도 있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악의의 거짓에 타협을
낳기도 하니 말이오
모든 이치가
서로 타협하면 만족할 것 같겠지만
이 세상에
요람의 무덤을 염려해서
가는 경우가 없으며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하겠소
타협이라는 그대와 나
누가 더 오래 버티고
누가 더 오래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에
늘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어있다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염려하지도 말며
그렇다고
서로가 바라지 않는 삶에
이해가 되고
서로가 원해서 얻는
타협을 해서도 안 되는 것이
내가 그대에게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일 뿐이라오
2059.10.6 둔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