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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2. 2019

가을의 기다림

- 찬서리 내릴 때쯤이면

가을의 기다림

- 찬서리 내릴 때쯤이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늘에 불어오가을바람에

내 마음도 꽤 선하다

바람 따라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마음이

곧 그대 마음이었을 때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설 때의

내딛는 발걸음은 

아직도 나의 가을은 지척이지 않나 싶다

가을 따라 가버린 사랑

가을 따라 흘러가는 추억

가을 따라 떠나 버린 그리움들 

그리고...

이 가을의 기다림을 애써 지우려 하지 말자

그대 낙엽 모아 둔 이곳에

어느새 하얀 연기 속의 식지 않는 열정이

타는 잿빛의  불씨가

홀씨 되어 꺼지지 않는

그대의 오랜

빛바랜 향수와 같이 남아있더라도

이 가을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은

아직 제 갈길을 못 찾은

일찌감치 겨울이 

기다리는 앞선 마음 때문이려나 

바람이 또다시 불어와

내 마음에도 찬 서리가 내릴 때쯤이면

그때가 이 가을의 끝이려나 싶구나


2059.10.20  홍천 수타사 계곡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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