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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숨바꼭질

by 갈대의 철학
새벽길을 나서며

안개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숨바꼭질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들린다. 네 목소리

그러나

네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들린다. 네 발자국

그래도

네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보인다. 네 모습

자욱한 안개 너머에 있을

희미한 형상이 너일 거라


그러나 또다시

안개가 내가 있는 쪽으로

감싸 안았다


이번에는

네가 나를 볼 수가 없다

안개는 숨바꼭질

너와 나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고


안개는 아지랑이

사랑이 불타오르려 하면

안개는 사랑을 감춘다


안개 속에 우리들 사랑

보일 듯이 말듯이

들릴 듯이 말듯이

감출 듯이 말듯이

너와 나를 괴롭히는 심술쟁이가 된다


2019.11.12 새벽길 만종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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