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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이 아닌 게 어디 있으랴

- 제철에 피어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by 갈대의 철학

제철이 아닌 게 어디 있으랴

- 제철에 피어나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제철에

나비가 봄을 기다리고

꽃이 벌을 기다리듯

제철에 피어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며

제철에 피어나지 못할

꽃 또한 어디 있으랴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피고 지고 나고

시간이 멈추면

모든 것이 시작이 되고

끝이 되어가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이며

꽃이 필 때

그대 마음 흐드러지게 피어나다

꽃이 질 때

그대 마음 흩트려놓듯

바람에 날려 아니 떠나보내지 못할

이유도 명분도 없이

저 하늘 높이 사라지며 날아오르는

그대 손에 놓인

실타래 엮듯 풀려버린 풍선이 되어간다


2019.12.5 미래에셋 센터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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