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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Dec 03. 2019

눈길만 걸어요

- 꽃길만 걸어요

2018.11.24  첫눈 내리던 날에

눈길만 걸어요

- 꽃길만 걸어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우리 꽃길만 걷기로 해요

걷다가 지치면

꽃밭에 누워

그대 향수 인양 인사하며

꽃들에게 미안함도 건네렵니다 


그대 우리 떨어진 낙엽 위를 걷기로 해요

낙엽 위를 밟고 지나는

발자국 소리에 놀라

우리 몰래한 사랑 들통이 나도

부끄럽거나 창피하다고 말하지 않으렵니다


그대 우리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위를 걷기로 해요

밤새 소복이 쌓여 내리는 눈 위에  

다음날 그대 팔베개하여 

누워서 바라본 하늘이

그렇게 시리고 아픈 마음인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으니까요


2019.12.2 덕수궁 돌담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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