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Dec 13. 2019

떠난다는 것은 슬픔을 뒤로하는 것이다

- 떠남으로써 자아를 홀로 세우는 마음

떠난다는 것은 슬픔을 뒤로하는 것이다       

- 떠남으로써 자아를 홀로 우는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질 수 없었던 마음에

훔칠 수 있었던 마음이

몰래 숨겨 지녀왔던 마음속에

내 안에 있던 너를 만지며 적셨다


그리고 오랜 빛바래 감추며 지녔던 마음이

옷깃을 여미며

일찍 봄을 기다리련다


가고 오는 것이 미안함의 미덕이라 함이  

그것이 찾아오며

기다리는 인지상정이라 하며

슬픔이 가져다주는

아픔에는 고통도 없더라


언저리 복사꽃이 피고  

그 바람에 지고 날릴 적에는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내면의 의식에

감미로운 봄기운 되어 되돌아 오나니


바람 잘 날 없었던 아픈 기억에

봄의 외풍에 못 미더웠고

소스라치며 놀란 가슴 저며오는  


여름날의 볏단 처마 밑에는   

사이사이 떨어지는 빗방울의 이슬도

원을 그리다 지나가는

기찻길 옆 따라 떠나며 떠나오는 마음을

그리는 아린 동심을 되찾듯이 하다


"  이것 좀 드셔 보실래요. "

커다란 호랑이에 만난

토끼 눈을 가지고,

잔뜩 놀란 가슴에 금세 울어버릴 것 같았던~

실 가락에 한 가닥 희망의 씨앗을 수놓듯이

할긋 쳐다보며 애써 외면한다.”


단아하고 맵시 입게 벗어난

우아한 자태 너머에는  

어둠의 차창 밖을 의식하 듯하여

기차의 움직임보다

오히려 기적 소리가 더 매스럽다


무언가에 취중 되어 두 손 가득 담긴  

고운 손가락을 만지 작 거리며  

잠시 사색에 잠 기운듯한 그대는

어느 속마음을 들키세 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안절부절못한 모습은

어쩌면 감추며 보일 듯이 여 메오는 것에

부끄러움을 감추기보다는

어색함을 도드라지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1시간 20분,

시간은 멈추듯 하여  

창 밖의 어둠 속에 감춰진 진실된

사실의 왜곡됨은  

그림자 속에 비치는

또 다른 현실 속에서 정적의 감 운 만이 감돈다


다음날 자욱한 안갯속을 지나고  

안갯속 기나긴 터널을

또다시 지날 때 헤매던 마음이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속살을 애태우듯 하여


내 마음의 동요는

한 소절 지나는 철없고 철 지나

속절없다 하는

마음에 누를 벗어난 듯하여 이다


마치 오랜 약속의 기억 속에  

자욱한 안갯속에서의 빈자리에 놓인

그 책의 이야기가

슬픔을 남기며 떠난다는 것이 

잠시 만남을 염려하기 위한

또 다른 이별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과 같이 되더이다


2019.12.9 치악산 입석사 가는길에

2018.11.24  첫눈 내리던 날에


매거진의 이전글 너 안의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