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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5. 2020

봄바람

- 봄소식

봄바람 불어오는 둔치

봄바람

- 봄소식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봄바람이 불어온다

그래 봄소식을 싣고 오니

봄바람 일게다


마지막 겨울바람이 될

봄바람처럼 내 머릿결을 스치고

옷깃을 여 매지 아니하니

봄바람이 분명하다 


바람소리가  귓전에

이명이 되어가는 것을 보니

따뜻한 훈기에

바람 일 소리는 

소일 없이 옛날 말이 되어가고

불어오는 살가운 바람에

마음의 이명도 사라져 간다 


내 마음에도

네 마음에도

아무렴 어떠하


내 귓가에 들려오면 봄바람이요

네 가슴에 불어오면  

아직도 겨울 찬바람 일 것을


나는 너에게서

다시 찬바람 불어와도

그해 봄바람 불어 떠난

네 기억 속에 남아있는

마지막으로 불어준 바람을 기억한다


마치 저 드 넓은 황야에

찬바람과 맞서 싸우는

외로운 늑대의 눈빛처럼 날카로웠다


그때 내 입술에 닿은

차갑게 촉촉이 젖 셔져 온

마지막 남은 온기가 되어

내게 불어온 바람이

바람이란 것을 알았을 때


미처 잠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스쳐 불어주며 다가갔던 사랑

머물다간 사랑이 되었다는 것을


아직도 기억 속에 너를

내 곁을 지키지 못

여운만이 떠나갔다는 것을

가슴 아파하지도 않을 거다


봄바람이여

거세게 불어다오

그렇지 못하면 이제는 너를 

봄바람이라 부르지도 않으리 


네 지나온

겨울 찬바람을 외면하기까지

너의 기억 속을 떠나왔거늘


일장춘몽에 비할 거라면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오

지나온 마음이 너와 함께한

동상이몽의 꿈인들 어떠하랴마는


이제 나에게 불어준

불어오는 청춘의 언덕 위엔

못다 핀 꽃이 아닌

지키지 못할 꽃이 피지 않기를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봄바람이 되어 네 곁으로 떠나가리



2050.2.15 봄바람 불어오는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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