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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Feb 11. 2020

참새와 앵무새

- 남과 타인

참새와 앵무새

- 남과 타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녀는 참새다

나와 있을 때는

앵무새가 되어갔지만


다른 사랑다가왔을 때는

나의 생각과 의도치도 않게 

물속에 호흡을 가누

물 만난 고기가 되어가고


사랑 앞에서는

참새보다

더 재잘재잘 거리며

 앞에 서면

새침데기가 되어간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는다

마치 예전에  그리듯

처음 만난 이상형을 만나듯

한쪽 방향만 바라보면서


상기된 얼굴로

표정관리는 오랜 연습에

연예인 표정 관리하

전혀 굽힘이 없는 자세로 

아무 일 없듯이 태연히 일관한다


아주 자연스럽게

사랑한테서는

모든 것을 들어줄 것만 같은

모두 알려주어야만 한다는


진실이 왜곡되지 않는 범주에

마치 오랜 연인을 기다리고

알아가야 하듯이 말이다


표정 하나하나에 

읽어 내려가며 지켜보는

그대 마음은

일그러진  자화상에

그 사랑의 무표정한 감정까지도

전혀 무의식의  의식을 행하지도 않는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섬세함을 늘 잊지 않는 듯이

줄곧 흐트러지는 자세의 빈틈도

보여주지를 않듯이 말이다


마치 내가 끼어들 

승산 없는 싸움을 탈출하고 싶은

회피할 줄을 알듯이 하면서

넌지시 일찌감치

패배의 굴욕을 맛본 뒤였다


굴곡의 변함도 없이

언제 그랬듯이  

열변을 토해내듯이 하면서 말이다


권태기가 오는 것인가

살아온 나날들에 

껌딱지 마냥 붙어 다녀서

꽤나 식상할 수도 있으려나


이후론

그녀의 마음은

고무풍선이 되어가

표독스럽던 두 얼굴의

주인공이 되어갔다


새로운 모멘텀을 향한

기지개를 켜고

날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비상의 날갯짓을 말이다 


머지않을

봄소식을 기다리며

들의 노래잔치가 끝나기 전에

그 기나긴 그리움에

터널의 끝을 기다리기까지


요즘 그녀는

예전에 심술부리듯 하는

아주 괴상한 취미로

날 노리개 대하듯 밥 먹듯이 하고 있다


마음이

도졌나 싶어 생각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지고 위로받기를 기다리는지


그녀에게는 열 가지 중에

하나만 삐걱거리더라도

나머지 아홉 개는

항상 제물로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는 현실


그래야 우리에게는

잠시나마

평화를 기다릴 수가 있고

앵무새가 참새 되어 날아가던 날

나도 더 큰 나래짓으로

날아갈 수가 있으니 말이다


그대가 곧 타인이 되어가듯

타인이 그대가 되어가듯이


어쩌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리는 원치 않던 외면도

서로가 원하던 외면도

되레 도화선이 시발점을

오래전부터

기다리며 원했었는지도 모른다


2020.2.9 단구 화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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