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Sep 17. 2016

가까이 보아야 아름다운 것일까

- 제 눈에 안경

가까이 보아야 아름다운 것일까

- 제 눈에 안경

                                                           詩. 갈대의 철학


가까이 다가가면
 눈에 안경처럼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네 얼굴에 점 하나가 흐릿하게 보이고

비에 젖어

거울에 비친 네 모습에 놀라
무언가 언저리

들킨 것에 부끄러움을 훔쳐본다

꼭 좋은 곳 만 본다고

좋은 것이 아니야
꼭 좋은 것만 본다고

역시 좋은 곳이 아니야

아름답지 못하고
예쁘지 아니하여도
슬퍼도
눈물이 나도
그것이 더 행복하고 아름다울 때가 있어

가을과 겨울을 사랑하니까

아름다움에도 추함이 깃들여 있듯이
추함에도 아름다움이 있는 거와 같이

그것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하나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낳을 수 있는 거야

사랑하는 마음으로
비를 내리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대를 보듯이

그래도 아름답고 예쁘고 좋은 것만 보아야
마음이 쉬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아름다움에는

늘 독이 사려있는 것처럼
그대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것이

오늘의 이 비가
대지를 촉촉이 젖셔
온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것처럼

그대가 장미의 향기를 품어서 일까

아님

장미의 유혹의 가시에 찔러서 일까

그대에게서 좋은 향기가 물씬 풍겨와
      

2016.5.10

매거진의 이전글 인내의 고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