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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0. 2020

흐르는 물살에 맡겨보자

-  불어오는 바람에 맡겨보자

흐르는 물살에 맡겨보자

-  불어오는 바람에 맡겨보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추억을 흐르는 물살에 맡겨보자

그대 마음이 어디 흘러 가는지를

아픔과 상처를 불어오는 바람에 맡겨보자

구름에 실려 떠나온 그대 마음이

어디로 흘러 가는지를


사랑했던 마음도

이별했던 마음도

떠나온 시간에 맡기지도 말고

다가올 시간에 맡기지도 말며

그렇다고 순리라는 명목 하에

더욱더 맡기지도 말자


우리네 인연은 여기까지

우리네 사랑도 여기까지

우리네 아픔도 여기까지


우리는 인간이고 사람이더라

과거에 얽매이는 사람은

과거 사람

미래에 꿈만 꾸는 사람은

미래 사람

현실에 안주 못해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은

현실을 이주한 사람


이 모든 것들을

흐르는 물에 씻겨보고

불어오는 바람에 맡겨보자


나는 네가 아니기에

너 또한

내가 아니기를 바랐던 것처럼

우리네 인생은 어차피

함께 걸어가질 못할

저마다 외길 인생을 지녔다


단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랑한다는 인연이라는 굴레에서 

허물을 벗지 못할 뿐


너의 이름이 거룩되지 않기를

의 이름이 미혹되지 않기를

너와 나 더 이상 갈 곳 잃어

추락의 날개에 의지 않아도 된다


너의 마음에 나의 마음에

하나가 때까지

우리의 사랑만으로 충분하지 못할

기다림에 목이 메인

그리움의 존재로 남기를 서로가 원했다


2020.3.10 봄비 내리는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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