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의자

- 마음의 쉼터

by 갈대의 철학

나무와 의자

- 마음의 쉼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 마음이 필요한 게 아니었어

네 쉴 곳이 필요했었던 거야

사람이 기댈 곳이

사랑의 기다리는 마음만이 아니었어

그래도 네 의지는

한 나무가 늘 받쳐주길 바랬었지


꼬부랑 할머니가

자식 된 도리로 만들어준 박달나무도

그 튼튼한

세월과 함께 의지해 가는데


부러진 의자의 마음이

그것도 한 개가 부러지고 쓰러졌다 해서

내 의지와 상관없다고 말하지 말아 다오


어느 누구 하나

받쳐주는 이 없는 것은

모두 네 탓만이 아니었어


그래도

어느 지나는 마음이 있거든

늘 곁에 그늘이 되어준 네 쉼터에

내 마음의 기댈 곳이 되어가길 바래


너 떠난 후에

나무에 기댄 의자도

진정 네 마음이 필요했을지 몰라


부러진 의자의 마음

네 사랑의 목발이 될지라도

언제나 그 느티나무 아래 쉼터는

너를 위한 공간


그해 여름보다 뜨겁던

사랑했던 날에

우수수 떨어진 낙업 위를

의자에 점점 쌓여가는 낙엽을 바라보며


쓸쓸히 바람이 휩쓸고 사라진

그늘 아래 네 마음의 쉼터도

진정 기다림이 되어왔다는 것을

기억하고 외면하지는 말아다오


2020.3.19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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