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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애(愛) 덕수궁

- 꽃 잎 한 장에 사연

by 갈대의 철학
4월애 덕수궁

4월 애(愛) 덕수궁

- 꽃 잎 한 장에 사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4월 애(愛)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바람에 떨어져 나뒹굴며 흩날린

꽃잎 한 장에 사연을 담아본다


네 사랑이

얼마나 기구한 인연일지 몰라도

살가운 봄바람 조차

가슴 쥐어짜듯 쏟아부어버린

어느 봄날에


그칠 줄 모르게 불어오는

살랑이는 봄바람에 적셔져 오는

그리움이라도 남겨두었다면

쌀 한 톨의 기다림에

배고픔을 달래볼 수 있을 텐데


꽃잎 열 장 날리면

네 열 손톱에 수를 놓아

마치 작은 선율에 울려버린

네 여린 작은 마음에

호수에 던져버린 작은 파동을 일 텐데


꽃잎 두장 날리면

미치도록 웃음 자아내며

네 두 눈빛에 담아두었던

잊혀간 옛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 텐데


꽃잎이 수북이 흩날려

찰랑거리며 흔들리는 네 머릿결에

꽃비가 내리듯 네 마음 적셔져 오면


꽃잎 한 장에

사랑을 싣고 떠난 바람에게

나의 영혼에 멍울진

시린 가슴에

한없는 넋두리를 심어달라 하지 않을 테니


수양벚꽃

2020.4.7 봄바람 불어오는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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