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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0. 2020

마음의 뿌리

- 근심

마음의 뿌리

- 근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그대 우리 이제 그만 만나기로 해요

사랑했을 만들었던 마음과

이별했을 때 잊혔던 음들

그날들을 기억하지 않기로 해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슬픔이 언저리 피기 시작할 무렵이면

다시 떠오르지 못 마음들

내일의 태양에 기지개를 다시 켜기로 해

그대 우리의 뿌리가 연리지일 때는

한마음이었어요

그때는 뿌리에 사랑을 주면

사랑의 꽃이 피어나고

먹기 좋은 탐스러운 열매가

 알 마치 개구리알처럼 맺혔었지요

그날을 함께 보냈던 마음에

뿌리에 거름을 주고

뿌리에 김도 매어줄 때

우리의 사랑은 더욱 단단해지고

성채의 요새처럼 견고하리여겼습니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게

우리에게  이 시련을  시험에 고자

우리에게도 닥쳐왔던 현실들

하늘의 먹구름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그 뒤를 이어 바람도 몰고 와

비는 거침없이 우리의 울타리를 두드리고

거칠게 둑을 넘고 무너뜨리며 

우리가 일궈낸 밭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잠시 뒤 비가 그치고

구름은 북쪽으로 지나가지만

하늘 아래 고운 따사로운 햇살 한 줌에

피어난 새싹 하나

우리가 처음 가졌던 마음에

다시 희망이 되어갑니다



라일락

2020.4.19  서울시청 & 미래에셋 센터원 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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