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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6. 2020

라일락의 마음

- 라일락의 추억

라일락의 마음

- 라일락의 추억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진달래 피고 지고

해마다 당신을 위해 태어난

라일락꽃이 피어날 무렵쯤이면


어느새 하늘은

푸르름을 간직하기도 부족해

내 젊은 날의 추억을 상기하게 만드는

아련한 동화 속의 가련한

두 주인공의 전설이 되어가게 합니다


철쭉이 피어날 무렵쯤이면

라일락 꽃잎도 떨어지고 

사랑의 첫 마음이 봄바람에 날리어

잎이 무성하게 피어나도

그날의 이별된 마음만은 

모두 가릴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날의 사랑이 잊히지 않고

지는 석양에

더욱 내일을 불태워갈 거라면서

짙어지는 잿빛 하늘을 바라보

지난날들을 탓하지 않게 만듭니다


라일락 잎 하나에 첫사랑의 시작

라일락 한 잎 질끈 물었을

그 기나긴 여운의 끝

여정으로 

끝에 다가오는  마음은

다시 피어나는 

첫 마음의 시작이 되어갈지도 모릅니다


5월이면

어김없이 금계국 꽃피어나면

내 그리운 날들에 그리움도 잊힐 거라던

일찍이 예정된 마음을 

접어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날이 오면

당신의 마지막 향기는 더욱 시들어가겠지만

당신을 대신할 

다가서는 아카시아꽃 향기가

그 자리 다시 피어나며 반기고


그대를 기억하며 기다리는 것이

내일을 이할

그리움이 한껏 묻어나기보다는

못다 할 말들이 남아 서기보다는


이제껏 준비된 마음에 

비껴간 세월에 야속한 까닭이 

아직까지 남아있어서 

빈 마음에 어눌진 채 말 못 할 

그리움들남아있어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2020.4.24 둔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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