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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y 06. 2020

엄마가 되었구나

- 고맙고 감사해

태어난지 하루 되던 날


엄마가 되었구나

- 고맙고 감사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길고 무서웠던

세찬 봄바람이 매몰차게 쌓인 채

봄비 잦아들게 내리던 날


낮이 밤인 줄 아는 너는

그렇게 천둥과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본연의 어미의 심정으로

땅을 파고 해산을 하였지


다행이다 다행이야

밤이었으면

산짐승 내려오고

들짐승 내려와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텐데

족제비에 한시름도 마음 둘 곳을 찾을 길

없었을 텐데


세상에 너 태어나 데려온지도

어언 일 년이 되었구나

너는 비롯 지금에 어미 된 몸과 마음이었지만

이미 마음은 초신성을 닮은 마음을 준

어미의 심정이 되어있었다


부디 네 새끼들에게 젖 잘 물리고

무럭무럭 잘 크게 해 다오

그게 날 위한 길이요

널 위한 나의 사랑일 테니


달래야

이름을 뭐라 불러주지

흰둥이...

점둥이...


아니다

어린이 날 입하에 태어났으니


흰둥이 가 먼저 태어나고 

봄의 색깔을 닮았으니

봄이부르고


점둥이는 나중에 태어났으니

여름의 색깔을 닮았으니

여름이라 불러본다


달래 어미

2020.5.5 시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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