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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07. 2020

흘러가는 마음

- 흘러가는 것이 구름만이 아니었어

흘러가는 마음

- 흘러가는 것이 구름만이 아니었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저 하늘 벗 삼다 따라나서니

구름만이 벗하는 마음이 아니었네

저기도 한 세상

여기도 한 타령 읊어대니

울 처마 밑에 떨어진 제비집 하나

떨어졌다


다음날 새벽에

집 나간 제비 다시 돌아왔다

처마 밑이 그리 좋을 성 싶더냐

그러면 박 하나 물어다 주면

네 집 누가 떨어뜨렸는지 알려주려마


저산에 해지는데 

서녘 바라볼 때면

아침에 밭일 나간 

그리운 님 돌아올까서도


그리 살갑지 아니한

고향이 몇백 리도 안되는데

강남 갔던 제비 돌아올 때

그 흔한 안부 인사도 못 건네주고


그대가 오면

뒷 텃밭에 묻어둔 마음

다시 봄갈이에 심어 두었네


아쉬운 발걸음 남겨두고서

무얼 그리 고민하셔서

떠나온 고향길이 얼마 만인데

먼산 하늘만 올려보게 하고

아 ~

오늘 저녁달이 새끼를 쳤구나


내 마음 정초 없는 

곳이 없는 마음이었으니

그대 품속이라도 꿈속이 되려나 싶어


사뭇힌 그리움이 물결쳐 오면

내님의 귓전에 울리는

사랑의 심금 소리


그 마음 모두 다 헤아리지 못해도

내 마음은 저 물길 따라

그대 곁으로 흘러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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