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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14. 2020

빈 공간

- 빈 마음

빈 공간

- 빈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빈 공간

향기를 가득 채우면

그대 품속 인양 꿈속을 헤매랴


빈 술잔에

술을 따르면

농익은 술잔에

사랑을 말할 수 있으랴


아궁이에 군불 때고

따뜻함이 우러나면

지난날에

 그리움을 달래랴


그럼

나의 빈 마음에 

무얼 가득 채우리


 떠난 후

창가에 스쳐 지나는

바람에 구름 지나고


바람에 맡겨버린

달그림자 따라나서는

마음어주


이리저리 흔들리는

나뭇가지 잎새마다 피어오르는

지난 웃는 얼굴에 

홍익은 내 뛰는 심장소리를 들려주랴

 

하물며,

글게 내비치는 달빛에

달맞이하러 나서는

 심장 되어주고

너의 빈 마음을 채워주랴


달 사냥 떠나는 마음 앞에

달빛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그대가 마중나올 채비에

아직도 내 마음은

그대의 빈 공간으로 가득채워져 갑니다


2020.7.10 청량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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