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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Jul 15. 2020

소통

- 불통

소통

- 불통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꼬리 모양새에 

뱀이 꾸물꾸물 들어온다


기적소리에

조바심에 또 조바심

노심초사하는 마음에 

애간장은 모두의 마음을 

태우고 녹여가게 하네


여식의 부녀간 배웅에

마지막 건넨 말


기적 소리에 옮긴 발이

만리 떠채비도 아닐진대

모양새는 십리길도 못갈처지네

 발걸음에 한마음도 뒤쳐지네


오랜 세월 탓에

여윈 목소리는

기적소리와 함께 들러오다 묻혀가네


있거라

몸 건강해라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꺼이꺼이 보이지 않네

한쪽 손  번쩍 들어 소리 질러 건네면

눈이라도 마주쳐야 돼

마주 봐야 해


기차 문 닫히는 소리에

서서히 떠나는 마음


마지막 인사라도

안녕이라는 말은

차마 입에서 못 건넨

가슴속 오래 숨겨둔 말이었네


아가야

어서 들어가렴


기차 떠나가는 소리에 묻혀

기차 안내 소리에 또 잊히고


밖에서 들려오않는 마음도

그래도 아버지 손 흔듬에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마지막 인사는 이랬네


기차 안에서 들려오는 마음도

잘 있거라 걱정 말고

손 높이 추켜올리며 가슴 쓸어내리는


기차 차창밖에서

무언가

맞짱 대소하며 반가운 건네고


자매 손 흔들며

모양이 말해주며

같은 말 다시 건네주


아버지 저희들 걱정 마시고

조심히 잘 내려가세요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사랑해요


그 말을 

떠나는 차창밖을 바라보는

나를 향해 

대신 눈으로 전해주라 하네


2020.7.9 인사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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