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불러주지를 말아요

- 내 마음도 알려고 하지를 말아요

by 갈대의 철학
치악산 비로봉

내 이름을 불러주지를 말아요

- 내 마음도 알려고 하지를 말아요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내 이름을 알려고도 하지를 말아요


그대가 꽃을 바라보면

나는 그대에게

꽃이라 불러 본 즉 합니다


그래서 그대는 내게 있어

꽃으로 남고

나는 그대에게

이름 모를 꽃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은

덧없는 마음이 생겨

그대에게 아무 걱정과 흔적이 없는

이름 불러본즉 하여

허공에다

그대 이름을 쓰다 지우다 합니다


그래서 그대는 내게 있어

어딜 가더라도

마음의 창문을 열어주고


낮에는 지나가는

새들과 바람과 구름에게

간간히 그대 소식도 물어보고


밤에는

별빛 나린 언덕 위를 바라보며

그대 먼길 따라 떠나오는 발걸음에


하나둘 떨어지는 별빛은

이미 떠나온 별들이 언제 사라질지도 모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어가는

미더운 이름 하나를 또다시 불러봅니다


이미 떠나온 별들과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은 흐릿한 별들과

언제나 밤하늘 올려다보았을 때 없었던

내 지난 온 발자국을 뒤로 한채

이미 지나갈 별들의 마음과 함께합니다


내 마음도 알려고 하지를 말아요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밤하늘 수많은 별빛 중 하나가


이미 내 마음에 꽃이 되어버린

그러한 살가운 마음이

바로 그대의 마음이니까요

사다리병창 하산길
구룡사 구룡소
입석사
쥐너미재에서
구룡사에서 산 금강경








2020.7.17 치악산 종주길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