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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한 세월을 이길 수가 없구나

- 시간이 약이다

by 갈대의 철학

무상한 세월을 이길 수가 없구나
- 시간이 약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루가 지나
천년을 쌓았구나

일 년이 지나
인겁(劫波)을 쌓았고

십 년이 지나
남는 것은 빈 껍데기만 쌓이네

허송세월을 업고 지나왔으나
무상한 세월 앞을 등짝에 이고 가려니
더딘 발걸음을 재촉할 길 없구나

더디다 무디어 가는 발걸음에
마음만이 앞서가고

무디어진 발걸음은

이제 감각도 없더라

느낌도
촉각도
감성도
이성도

더딘 발걸음은 오갈 데 없는
낙향 신세타령만 읊어대니

제 갈길에 무너지고
세월에 따른

애꿎은 시간만 탓한다

나와 그대의 세월은
어디쯤 지나왔을까
어디쯤 머무르고 있을까
마지막 종착역은

간이역이었으면 바라본다

그 역이 어디인지 알 수는 없으나
가능한 너와 내가

늘 꿈꾸던 그곳이었으면 한다

바다가 출렁져 올 때쯤이면
이 맘 때가

가장 그리울 때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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