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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16. 2020

꿈속의 고향

-  농부의 마음

꿈속의 고향
- 농부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천둥치는 소리는
전쟁 포격 소리

이른 새벽 밀고 내려온
고요한 새벽을 깨우고

잃어버린 자유에 대한 갈망과
염원을 갈구하는
마음의 꿈이 꿈속의 고향이 서린 곳

그 옛날
소싯적 새벽 일 나가시는
자식 깰세라
눈치 볼세라
출근하기에 바쁜 마음을

아버지 출근하시는
새벽길은
천둥소리도 헛기침 소리에 맞추어
하모니가 멜로디 되어가는 곳

세상모르게 잠자는 아이야
천진난만스럽게 잠을 자는 아이야

엄마품이 늘 꿈속 인양하며
품속을 마냥 훔치려던 아이야

그 아이가 보채며 달래가는
마음의 고향이 현실이 되고
꿈속의 고향을 그리게 하는 곳

세상모르고 잠든 아기 모습에
놀란 가슴 쓸어안아 주고
잠 깨어 천정을 바라보던
걱정스러운 어미의 마음이
보금자리가 되어가는 곳

아직도 떠나갈 듯 한
포성 소리는
우리 아버지 코 고는 소리에
잊혀가고

천둥소리에 놀라
우리 아기
울어재끼는 소리에

두 눈 번쩍 뜨게 보이는 빛에
우리 엄니
억장 무너지는 소리도
묻혀가는 곳

밤하늘 바라보던
그 옛날의
어머니 마음의 한이 서린
따스한 손길이 그리운 곳

포성은 멈추고
내리는 우레 같은 빗소리에
또 놀라워라

번쩍번쩍
번개 내리치는 섬광 줄기에
제우스 번개는
더 날카롭고 예리하지만

단지,
빛나는 것만은 못하리라

이윽고
또 다른 한쪽 빛의 섬광에
갈라진 내 마음을
두쪽으로 가르고 만다

이미 가슴에 꽂혀
뽑히지 않는 마음이
수로길 둑 터질 곳을
농부의 마음이 된
가래질로도 막지를 못하네

길 나서는 마음은
어느새 농부의 마음을 지키는
나의 마음은 파수꾼

내리는 빗줄기에
달랑 우산 하나 받쳐 든 것이
쓰나 마나 하지만

이 한 몸 지탱하기에 버거운
하늘에 원망을 서려거든
구름을 탓하리오

농부가 걸어온 길은
논두렁길

우리 엄니 걸어간 길은
아리랑 고개 길

우리 아버지 지난 길은
달마중 떠나신 비탈길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은
가다 말다
아니 서다 뒤 돌아본 길에

머뭇머뭇 서성거리다
길 잃어 바람 따라 떠나가는 길

그 길 끝에 서면
어느새
그대 앞에 놓인 가래질에  

농부의 마음은
한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 하늘만을 올려다 보며 기다리네


2020.8.15 말복에 폭우내리는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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