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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18. 2020

아티제의 여인

- 팬터마임 pantomime

아티제의 여인

- 팬터마임 pantomime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긴 생 머리에

아침을 맞이하는 그녀는

가냘픈 몸매에

앞치마를 둘러싸여

호리호리한 몸매를 지녔다


바쁘게 그리고 그렇게

서툴지도 않은 창문을 응시하며

닦는 모습이

가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단지,

한 곳을 응시하는 곳에

반사되어오는

유리알속의 유희가 내게 꽂혔다


우리는 언제 만났었을까

우리의 만남은 기약된 것이었을까

우리의 운명은 예정된

이별을 감지하였던 것이었을까


창문의 곡선 따라 느껴지는 감정과

여린 손 끝의 선율에 다가오는 이성은

나의 이상에 꿈꾸는 마차처럼 달린다


기다려진다

이 가을의 구름 한 점 없는

마음을 싣고 떠나올

이 겨울 채비를 맞이하기까지


지난겨울의 몹시도 불어오던

찬 바람 호호 불어대며

손시러워하는 모습에


아직도 나의 갈 길과

식지 않고 남아있지 않는

 모습이 그립고 아련하다


나의 가슴은

손 끝의 열기가 닿지 않는 곳에서

그녀만의 예정된 공간을 비워둔다


닦지 않아도 보이는

유리벽의 전라 된 고목처럼


2020.8.17 치악산 행구 일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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