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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30. 2020

바람의 등짝

치악 자락 행구 길카페

바람의 등짝
- 큐피드의 화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세찬 비바람이
내 그리 넓지 않은
미더운 가슴을 식히고
등짝을 밀어붙인다

찬서리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나는 큐피드의 화살을 맞는다

지금껏
내 등짝을 밀어낸 바람은
얼어버린 바람이 되어왔지만

바람이 먼저 불어오지 않고
살갑지 않게 준비없이 내리는
장대 소낙비에
가슴이 더 아프고 구슬퍼라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할 사이도 없이
다가올 사랑의 고백에
내 마음에 멎은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

먼저 불어오는 바람은
내리는 비에
그 바람의 마음은
흔들리는 갈대의 마음이 되어갔지만

한 여름 더위를 잊고 울어재끼는
매미의 일생처럼
나는 더 이상 너를 위해
울어지쳐 울지 않는다


2020.8.29 치악산 둘레길 1코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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