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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Sep 09. 2020

하늘아 보았느냐

- 강물아 보았느냐

하늘아 보았느냐

- 강물아 보았느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아 보았느냐

강물이 샛노랗다 못해

황토가 되어 

흘러가야만 하는 이유를


너는 하늘의 명을 다해 

마음대로 천하를 호령하듯 하고


때론 바람을 몰고 와

거대한 나무도 쓰러뜨리는

거인의 마음이 되어갔으며


비를 내릴 때에는

바람도 불지 않고 내리게 하더니

이내 거대한 홍수를 일으키는

안개베일에 휩싸인 마음을 두었다


강물아 보았느냐

저 하늘이 검다 못해

피멍이 들어

햇살마저 외면해

비춰오지 않는 사연을


너는 하늘의 기운을 얻어

뫼의 태를 둘러메었으니


천하의 젖줄인

태동의 마음을 이어온

구름을 타고 오르는 

이무기의 한이 서렸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에 

이내 아버지의

근엄한 자상한 마음이었으니


이어서 맺어온 태동으로

하늘과 땅의

소용돌이에 물줄기가 모이고


하늘의 청룡과

땅의 황룡이 만나 용솟음치는


바다를 품은

질풍노도인 태풍의 바다가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 되어갔다


2020.9.9 섬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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